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41. 야구장 내부 / 오후, 저녁, 밤
롱숏으로 보이는 만원인 경기장. 조금 줌인 되면.. 상단에 자리 잡은 회사 직원들이 보이고, 몇몇 사람들이 준비해온 음식들과 음료수를 나눠주고 있다. 그 한 가운데 나란히 앉아 있는 제리와 해조. 전광판에 '가'팀과 '나'팀의 출전 선수 명단이 표시되어 있다. 하단에는 치어걸들이 요란한 몸짓으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잠시 후 경기가 시작되고.. 잠시 조용해지는 경기장. 패스트모션으로 펼쳐지는 경기 진행 장면. 때론 주춤했다가 때론 치열해지는 경기. 그때마다 조용했다가 갑자기 터지고 하는 함성,
패스트모션 풀리면.. 어느 타자가 친 볼이 파울 볼이 되어 높게 떠오른다. 카메라가 그 볼을 쫓으며 슬로모션으로 전환되고.. 꽤 멀어 보이는데 급속히 휘어지더니 제리 회사 직원들이 앉아 있는 방향으로 날아온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그 볼을 잡으려 난리다. 해조가 클로즈업 되면.. 다른 사람들을 제치고 날쌔게 볼을 맨손으로 잡아챈다. 대단하다며 놀라운 듯 새삼스럽게 해조에 시선을 집중하는 사람들. 어린애처럼 신나서 야구공을 번쩍 들어올리는 해조의 모습이 스크린에 가득 찬다. 슬로모션 풀리고, 이내 전광판으로 이동하면.. 전광판화면 가득 그녀의 화사한 모습이 나타나고.. 그런 그녀에게 마구 환호하는 사람들. 다시 제리로 화면 이동하면..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는 그의 눈가에는 너무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못해 이슬까지 살짝 맺힌다.
화면 쭉 빠지면.. 다시 경기장 전체 모습과 함께 서서히 불이 밝혀지고 있는, 커다란 기둥에 받혀있는 조명탑이 보인다. 전광판에는 9회 말 공격, 점수는 7대 4로 '가'팀이 앞서있는 상황을 나타내고 있다. 다시 클로즈업 되는 두 사람의 모습. 전광판을 바라보는 제리의 눈빛에 실망감이 그득 어린다.
해조 (귓속말로) 제리 사장님~~ 그런 표정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제가 경기 결과를 맞춰볼까요? 아마 케네디 스코어로 끝날 거예요.
제리 정말? 해조씨의 예상이 어긋난 적이 없으니, 이거 기대되는데. 만약 그렇게 끝나면 오늘 내가 모든 거 다 쏠게요!
해조 헤헤.. 제리 사장님 주머니 텅 비겠네!
제리 아무렴 어때요? 해조씨에게 감사도 할 겸, 직원들 기분도 맞춰줄 겸..
경기장으로 장면 전화되면.. 타석에 들어선 타자가 보이고.. 두 타자 연속 아웃 되고 나서 세 번째 타자가 안타를 때려낸다. 곧이어 안타가 다시 나오고 주자는 일 삼루.
제리 (보이스 아웃) (기대에 들뜬 음성) 야 이거 정말 해조씨 말대로 되가는 것 같은데..
다음은 포볼로 주자 만루. 다음 타자가 풀 카운트까지 가면서 한참 실랑이를 해댄다. 결국 홈런이 터진다. '나'팀 응원석에서 터져 나오는 함성이 경기장에 울려 퍼진다. 제리가 클로즈업 되면.. 자신도 모르게 해조를 껴안은 제리. 이내 깜짝 놀라 포옹을 푸는 제리의 얼굴은 발갛다. 해조가 그 모습을 보며 깔깔댄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제리의 팔짱을 낀다. 그런 해조에 신경 쓰랴 직원들 눈치 보랴 정신없는 제리.
#42. 음식점 내부 / 밤
직원들과 함께 들어서는 제리와 해조. 반갑게 맞이하는 여종업원이 예약되었다며 자리를 안내한다. '야~ 언제 예약까지 했네' 하며 너털웃음 짓는 제리. 많은 사람들로 분비는 왁자지껄한 내부. 안쪽 자리에 40여명이 들어선다. 잠시 후 자리 중간쯤에 앉아 직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며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제리의 모습이 보인다. 바로 옆에는 해조가 앉아 있다. 이따금 음식과 술을 날라 오는 남녀종업원들이 유난히 해조에게 친절하다. 상냥하게 응하는 해조를 바라보는 제리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갑자기 20대 중반의 한 여직원이 나선다.
여직원 사장님은 성실장님을 제일 예뻐하시는 것 같아요!
직원들 (재미있는 듯) 야~ 한연숙씨! 지금 질투하는 거야?
제리 (당황) 어! 그랬나? 하지만 난 여기 계신 분 모두 소중한데!
그러면서도 술기운으로 붉어진 얼굴이 더 붉어진다. 직원들이 그 모습을 보며 와하하 웃는다.
여직원들 것 보세요~~
해조 호호.. 제가 사장님 비서도 겸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사장님이 날 예뻐하시지 않으면 제가 제대로 챙겨 드리겠어요?
직원들 그런가요?
또 폭소가 터진다. 건너편 자리에 앉아 있는 정팀장이 클로즈업 되면.. 직원들이 떠들어대는 속에서도 착 갈아 앉은 표정. 직원들과 연신 건배하는, 다정스럽게 보이는 제리와 해조의 모습을 가끔 멍하니 지켜본다. 팀원이 잔을 들고 건배를 재촉할 때 문득 놀라 씁쓸한 미소로 이에 응한다. 해조가 그와 눈길을 마주칠 적마다 부드러운 미소를 보낸다. 그는 움찔하며 억지 미소를 짓다가 시선을 피하고는 한다.
회식이 끝날 무렵 제리가 2차 갈 사람은 가자고 제의한다. 해조가 '저도요' 하며 나서자 대부분 직원들이 너도나도 나선다. 그녀가 직원들과 함께 앞장서서 나설 때 제리를 잡는 정팀장.
정팀장 저.. 사장님. 성실장님이 사장님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요?
제리 비서역할을 하려니 그런 거지 뭐.
정팀장 (제리의 귀에 대고) 저번에 성실장님이 그러는데 자기는 애를 못 낳는다고 그러데요?
제리 (놀라는 척) 그래? 성실장도 다 자기 삶이 있는데 알아서 하겠지.
자신과는 관계없다는 투로 별일 아닌 것처럼 말하며 그의 등을 밀어 직원을 따라가도록 한다. 계산대로 가며 중얼거린다. '그 때 그 친구가 정팀장이었나 보군. 후후.. 애 못 낳는다고 둘러댄 모양이네? 저 친구한텐 미안하지만 할 수 없지 뭐'. 이 때 안으로 들어오는 해조.
해조 계산하시느라 그러고 계세요? 벌써 끝냈는데.
제리 어? 해조씨가 했어요? 원, 동작도 빠르셔! 나중에 정산해드릴 게요.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며 제리의 팔을 끌고 밖으로 나선다. 직원들이 '좋은 곳이 있습니다. 그리로 가시죠! 2차는 저희들이 내겠습니다.' 라며 대기해 있는 택시로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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