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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조직의 보스는 완전 페이스업 했을 이춘용임이 틀림없어. (DH바이러스(제16회))

by 허슬똑띠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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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속한 본거지 급습

 

8(계속)

 

마고도는 건파이터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면서 자기들 보스의 이름은 사이영이라고 했다. 몽타주 전문가를 불러올 테니 그의 얼굴을 대충이라도 묘사해보라고 했으나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직원들이 보스의 얼굴도 잘 모르냐고 퇴박을 주었다. 중간보스급 이상 외에는 직접 만나 볼 수 없는데 자기가 본 것은 자신에게 불사약을 주었던 중간보스 수첩에서의 사진에서였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어쨌든 그의 진술로 사이영의 몽타주가 완성되고 나서 이를 분석팀으로 전송하여 이춘용과 대조해보도록 했다. 후에 이춘용과 닮지는 않았으나 얼굴 윤곽이 유사한 곳이 몇 군에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마고도는 이춘용이 페이스 업 한 것 이상으로 대대적인 성형수술을 하였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 다음 그가 운영하던 사무실과 같은 곳이 몇 군데나 있으며 그들의 위치를 알고 있는지를 물었다. 이런 중간 기지는 모두 점 조직화되어 있어 자신도 알 수 없다고 했다. 막판에 한숨을 푹 내쉬더니 그 인간은 배반자를 잔혹하게 처리한다고 했다. 하필이면 자신이 그런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몰리자 너무도 억울했다. 그 위험한 약을 먹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자신을 배신한 놈과 자신을 죽음으로 몰고 간 놈들에게 복수하여 그 억울함을 달래보고자 함이었다고 강조했다.

“그건 염려마세요, 우리가 다 해드릴 테니 말이죠.”

오장석의 말투는 평소의 그답지 않게 사근사근했다.

“지선생께서는 그 약을 만드는 곳에 가보신 적이 있죠?”

지진호는 순간 생각이 났는지 자신의 안위에 대해 물었다.

“그것을 말하면 나중에 감옥에 보내지 않는 거죠?”

오장석이 과장되게 맞장구를 쳐댔다.

“아, 당연하지요. 당연하고말고요. 이런 국가비상사태를 평정하는데 제일 큰 공을 세우게 되는 데 말이죠.”

알고 보았더니 실망스럽게도 그는 그곳을 가본 적이 없었다. 팔당대교 가기 전쯤 어디라고 했는데 그것조차 중간보스가 지나치는 말로 하는 것을 들었다고 했다.

 

9

“노숙자들에게 임상 실험했던 요양원 관리에서 느꼈던 것처럼 사이영의 위험관리 시스템은 알아주어야 한다니까. 아무려면 어떠냐고. 지진호를 통해 대놓고 우리에게 도전하다가 이번에 용코로 걸린 거지 뭐. 이러나저러나 어째든 큰 수확이었어.”

본부로 돌아오면서 마고도는 새삼 사이영의 능력에 감탄하면서도 한 방 먹인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본부에 도착해서 수사본부 책임자들에게 개략적이나마 불사약을 제조하는 곳으로 추정되는 곳을 입수하게 된 경위를 브리핑했다. 또한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지진호가 언급한 지역에 대한 사전탐색이 필요한데 두 사람이 이를 수행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 본부장은 그 자리에서 승인했다.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등산복 차림으로 본부에서 지원해준 코란도를 타고 출발했다. 미사대교를 지나 팔당대교 방향으로 강변도로를 타고 내려가면서 좌측 주변을 둘러보다가 팔당대교 1.5킬로미터 전쯤에서 남막이라는 안내 표지판을 지나쳤는데 도로변 건물 옆에 산으로 향하는 길이 있었다. 마주 오는 차들이 뜸한 틈을 타 유턴하여 되돌아갔다. 입구 음식점과 창고 등을 지나 100여 미터 안쪽으로 들어가서 농가 옆 공간에 차를 주차해 놓고 내려 뒷자리에서 배낭들을 꺼냈다. 별도의 짐을 내려놓고 지퍼를 열자 도감청에 쓰이는 장비들이 나타났다. 오장석이 웬 거냐고 묻자 마고도는 매사에 불여튼튼 아니겠냐며 개인적으로 준비해둔 것이라고 했다.

오장석이 장비를 점검하는 동안 마고도는 정밀지도를 들여다보며 가늠해보았다. 그들이 들어온 길을 중심으로 했을 때 농장들이 소재하고 있는 왼편 지역보다는 오른편 산자락이 유력할 것 같았다. 사주경계를 하며 산길을 오르다보니 오른 편으로 꺾여 들어가는 길이 나왔다. 그 길로 들어서 100여 미터도 못 가 오른 편으로 다시 갈래 길이 나왔는데 지도상에 나타나 있지 않았다. 제대로 잡았다고 흥분하며 다소 엉성하게 만들어진 길을 50여 미터 쯤 들어가자 막혀있었다. 한 구석에 팻말이 세워져 있었는데 ‘도로 끝입니다. 돌아가시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김이 푹 샌 오장석이 잘못 들어온 같다며 돌아가려는데 마고도가 그의 팔을 잡았다. 오장석이 웬일인가 돌아서서 마고도가 가리키는 위쪽을 자세히 보니 자연스럽지 않은 인공적인 흔적이 있었다. 둘이 양편으로 나누어 꼼꼼히 조사해보니 도로를 차단시켜놓고 그 위에 잔디 등으로 위장해놓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들이 내려오려는데 차의 엔진소리가 나는 바람에 깜짝 놀라 그 자리에 엎드려 지켜보았다. 탑차 한대가 올라와 장벽 앞에 서더니 조수석에 있던 한 사내가 리모컨으로 추측되는 기기를 들어 벽을 가리키는 듯 하자 좌우로 쫙 열렸다.

차가 터널을 통과하여 지나가자 다시 원위치 되었다. 잠시 시차를 두었다가 길옆의 숲속을 따라 올라갔다. 그리 경사지지 않은 꾸불꾸불한 산길을 1킬로미터쯤 오르락내리락 하며 전진해 가자 개울가 옆의 가파른 절벽위에 규모가 상당히 큰 단층건물 두 채가 나타났다. 철판 대문을 중심으로 1미터 높이의 시멘트 블록 담장이 건물을 에워쌌고 그 위에 비슷한 높이의 철조망을 가설해 놓았다. 적당히 자리를 잡고 숨어서 지켜보았다. 뒤편 건물의 출입구에서 남자들이 조금 전에 들어갔던 차량에다 물건을 싣고 있었다. 마약으로 추정되었다. 앞 편의 건물 옆에 있는 주차장에는 여러 종류의 차량들이 세워져 있었다. 물건을 다 싣자 차는 다시 아지트를 빠져나가고 건물의 출입문도 닫쳤다.

 

사이영조직의 불사약과 마약 제조아지트임이 틀림없었다. 본부에 보고하고 감청장비를 꺼냈다. 앞 건물 창문이 반쯤 열려있었다. 그 안에 도청기를 발사해 부착시켰다. 별 볼일 없이 지루하게 시간만 흘러가는 가 보다 했는데 돌연 한 녀석이 방에 들어와서 창문을 닫았다. 오장석이 재빨리 감청용 헤드폰을 썼다. 이를 통해 뜻밖에도 엄청난 정보를 얻었다. 그날 밤 사이영이 직접 온다는 것이다. 지진호 사건으로 긴장한 사이영이 급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신속하게 본부에 일망타진할 작전을 요청했다. 이익용은 공격전에 체포하도록 했다.

연락을 받은 수사본부는 경찰특공대 병력을 출정시킬 준비를 하느라 부산하게 움직였다. 일차 민간인으로 위장한 대원들을 그 주변으로 보냈다. 아지트 주위의 전반적인 지리를 정확히 점검하여 병력을 포진시킬 위치를 잡기 위함이었다. 선발대의 탐색 보고를 받자 부리나케 관광버스로 위장된 차량으로 경찰특공대 병력을 출동시켜 주요 포인트에 분산 집결시켰다. 해당 팀별로 정확한 포진 위치를 확인받은 후 날이 저물기까지 대기했다. 어두워지면서 특공대원들이 차례로 해당 지점에 투입되었고 수 겹의 포위망을 형성한 뒤 공격명령이 내릴 때까지 그곳에서 기다렸다.

 

두 사람도 방탄조끼를 착용하고 총기와 방독면을 점검하는 등 체포 작전에 대비했다. 밤 9시 못 미쳐 대로변의 경계 팀에서 차량들이 그곳으로 진입한다는 연락이 왔다. 몇 분 후 숲 사이로 차량 전조등 불빛이 어른대기 시작하더니 여러 대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들이 나타났다. 마고도가 망원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니 중간에 검정색 레인지로버가 있고 맨 앞에는 디스커버리, 뒤쪽으로는 이보크와 캡티바가 호위하고 있는 듯 했다. 건물에서 조직원들이 잽싸게 튀어나와 담벼락 쪽에 붙어 경계를 펴기 시작했다.

 

맨 앞의 차량이 도달하기 전에 철문이 스스로 열리자 건물 정문의 불빛이 내비치면서 사내들이 나왔다. 정문에 도착한 레인지로버에서 내린 사내를 망원경으로 자세히 살펴보았는데 지진호가 그려준 몽타주 모습과 엇비슷했다. 대화내용대로 스티브, 즉 사이영 그가 도착한 것이다. 마도고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상황보고가 끝난 뒤 공격신호가 내려질 때까지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갑작스레 고요함을 깨는 쾅쾅 소리가 연달아 나면서 조명탄이 무수하게 하늘로 솟구쳤다. 주변이 온통 환하게 밝혀지면서 건물 밖으로 나와 투항하라는 확성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담 쪽에서 확성기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총이 난사되기 시작했다.

 

둘이 고개를 푹 숙이고 있자 연이어 펑펑 소리와 함께 사격이 가해진 곳으로 최루탄들이 날아갔다. 두 사람과 팀원들은 재빨리 방독면을 썼다. 콜록거리는 소리가 들리면서도 간혹 가다 총이 난사되었다. 계속해서 건물 쪽으로도 최루탄이 날아갔다. 안개처럼 연기가 자욱하게 그곳을 뒤덮었다. 조명탄의 불빛이 사그라지자 사방에서 방독면을 착용한 특공선발조가 달려 들어갔다. 무장한 놈들이 최루탄 때문에 엉거주춤하고 있을 때 그들을 들이덮쳐 무장해제를 시켰다. 건물을 빈틈없이 에워싼 2선의 특공대 역시 최루탄을 이기지 못하고 튀어나오는 놈들을 족족 잡아들였다. 건물 안에서 무차별적으로 총을 쏘는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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