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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그 사람한테 해준 얘기가 한 치 오차 없이 먹혀들었네! (별의 눈물(제27회))

by 허슬똑띠 202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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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68. 집 내부 / 밤

 

어둑한 실내에서 달빛이 비치는 정원을 멍하니 바라보는 제리가 나타난다. 전혀 생기 없는 눈. 이때 현관문 자물쇠가 열리는 철컥 소리 들리고.. 동시에 제리가 용수철 튕기듯 튀어 나간다. 문이 열리며 나타나는 해조. 현관의 불빛에 보이는 밝은 표정. 그녀를 덥석 포옹한 채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제리.

 

제리 (목이 메어) 난..난.. 돌아오지 못할까 봐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몰라.. 이렇게 살아 돌아와 주어 너무 고마워.

해조 (미소를 머금은 눈에 눈물 글썽이며) 죄송해요.. 제리님 마음 고생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어요.

제리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아~~

 

그녀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오며 스위치를 올리자 밝아지는 내부. 그녀를 소파에 앉힌다. 무릎을 꿇은 채 그녀를 올려다보며 얼굴을 쓰다듬어 본다.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해조가 제리의 손을 잡고 그녀 옆으로 끈다. 제리가 앉자마자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는다.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제리.

 

해조 제리님이 너무, 너무 보고 싶었어요.

제리 나는 미칠 뻔했어. 이젠 정말 괜찮은 거야?

해조 그럼요~ 전과 조금도 다르지 않잖아요.

제리 그래도 난.. 아직도 걱정돼.

해조 정말, 정말 괜찮아요. 걱정하지 마세요.

제리 그럼 됐어요.. (다소 가벼워지는 표정) 그래~~ 앞으론 절대~~ 아프지 않을 거지?

해조 그럼~요.

제리 (빙긋) 난 해조님이 어디서 치료를 받았는지 대강은 짐작이 가.

해조 (놀란 음성) 어떻게요?

제리 우리 처음 만났을 때 해조님이 많이 아팠다고 했었잖아? 어떻게 치료했는지는 얘기 없었고.. 그런데 가람이 동료기자가 해조님이 기적적으로 치료했었던 것을 안다고 하더라고.

해조 (웃음을 머금은 소리) 그랬었군요. (마음의 소리) 그 사람한테 해준 얘기가 한 치 오차 없이 먹혀들었네!

 

#69. 연구소 내부 / 오후

 

전자기기들 옆으로 연결되어 있는 여러 개의 모니터가 각종 지표들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을 체크해가면서 정신없이 움직이는 연구원들. 한편에서 쏟아져 나오는 자료들을 다시 점검해 본다. 제리가 때때로 연구원들로부터 설명을 듣는다.

 

#70. 제리의 정신세계 (가상현실)

 

아무런 빛도 없는 무색의 텅 빈 공간. 빛은 없어도 어둡지 않다. 서서히 드러나는 강물. 강가엔 작은 나무배가 멀리 보인다. 바람이 나긋이 불어오면서 배가 조금씩 흔들거리고 있다. 줌인 되면.. 흔들거리는 배에 누워있는 제리의 평온한 모습이 나타난다. 강물은 하늘과 맞닿아 있어 그 경계가 모호하다. 순간 수없이 많은 별들이 공간을 수놓는다. 감미로운 음악이 흐르면서 별들이 널따란 빛줄기를 이룬다.

 

갑자기 배가 저절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내 빛줄기를 타고 쏜 살처럼 달려가는 배. 일어나 앉아 달리는 배에서 주변을 둘러본다. 어느새 옥으로 가득한 들판이 끝없이 펼쳐지고 있다. 그곳에는 알 수 없는 진기한 꽃들과 온갖 종류의 풀들이 바람의 애무를 받으며 산들거린다. 어느덧 배는 들판 위를 달린다. 꽃들이 그의 얼굴을 어루만지며 지나쳐 간다. 일어서서 환호하는 제리. 갑자기 화면, 거칠게 흔들리다 암전.

 

#71. 다시 연구소 내부

 

페이드인 되면.. 실험실에서 나오는 제리. 함빡 미소를 머금고 있다. 해조와 박소장과 연구원들 모두가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본다.

 

제리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소장 아직 완벽하지는 않지요?

해조 그래도 가능성은 보이지 않나요?

제리 당연하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겠지만.. (박소장 바라보며) 그래도 이 정도까지 왔다는 건 대단한 결괍니다.

소장 (기분 좋아) 이제 어느 정도 반듯한 터를 닦은 기분입니다.

해조 그래요. 갈 길은 멀지만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 시키다 보면..

제리 맞아요! 우리가 바라던 그곳에 분명 도착할 겁니다! (모두를 둘러보며) 여러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들 환하게 웃는다.

 

#72. 어느 사무실 내부 / 밤

 

아무 것도 분간하기 어려운 칠흑 같은 어둠이 스크린을 꽉 채우고 있다. 세찬 빗줄기가 창유리를 거칠게 두들겨대는 소리만 가득히 울리고.. 이따금 치는 번개의 섬광 빛이 창에 처진 블라인드 사이로 흐를 적마다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책상과 컴퓨터 등의 모습. 뒤이어 강력한 포탄이 터지는 것과도 같은 천둥소리가 건물이 흔들거릴 정도로 울려온다.

 

장면 바뀌면.. 번개 빛도 보이지 않는 완전 암흑 속. 천둥소리가 울리자 약간 파르스름한 빛이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그와 함께 순간 보이는 황색의 문서철 표지. 찢어지는 듯한 천둥소리가 들릴 적마다 그 상태가 반복된다. 그 빛으로 어렴풋하게 서류철과 같은 모습이 부분적으로 드러나고는 한다. 잠시 동안 이 모습이 지속되다가 한 순간, 그렇게 나타난 불빛이 이젠 사라지지 않고 계속 점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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