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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저의 그리움은 바로 당신입니다. 그러니 슬퍼할 게 뭐 있겠어요? (별의 눈물(제33회))

by 허슬똑띠 2022.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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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87. 플래시 백 – 3

 

외계인이 갑자기 자신의 몸을 더듬어 본다. 목과 손 여기저기 피부표면이 불룩거린다.

 

외계인 (혼잣말) 아~ 드디어 지구인으로 변하는 모양이구나.

 

재빨리 우주복을 다 벗어 던진다. 화면 확대되면.. 완전 나체가 된 모습은 보통 사람과 전혀 다르지 않다. 자그마하지만 가슴이 봉긋 솟아오른 게 귀엽기만 하다. 하얀 피부가 눈부시다. 잠시 후 엄청난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바닥을 이리저리 마구 뒹군다. 벌거벗은 작은 몸이 심하게 떨리면서 차츰차츰 커지기 시작한다. 이와 함께 마구 흔들리는 화면.

 

(시간 경과)

얼마 후 결국 환상처럼 나타나는 완벽한 지구 여인의 모습. 화면 떨림이 멈추고.. 본래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아름다운 얼굴. 다소 큰 눈도 초롱초롱 빛난다.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지만 고운 피부 역시 종전처럼 새하얀 순백의 눈처럼 눈부시다. 바로 지금의 해조 모습이다. 마지막 고통을 삭이기 위해 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해조. 떨림이 멈추자 더 이상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는다. 웅크린 자세로 자신의 몸을 만져본다. 고개를 끄덕이며 손짓을 하자 속옷부터 겉옷까지 여자의 옷 일체가 사르르 나타난다. 힘겹게 일어나 욕실로 들어간다.

 

(인서트)

환상처럼 펼쳐지는, 깊은 산속 폭포수 아래에서 날개 옷을 벗고 목욕하는 선녀의 모습.

 

(시간 경과)

욕실에서 나와 옷을 입는 지구인 해조.

 

#88. 다시 차 내부

 

아직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을 뜨는 해조. 감격과 흥분에 겨워 와락 해조를 끌어 아는 제리.

 

제리 이제 알았어!

 

(플래시 백)

신19에서 약간 튀어나온, 책장의 책을 꺼내 들여다보는 제리. 그리고 단군 신화의 일부 내용이 자막으로 떠오르는 장면.

 

제리 그 모진 고통 견뎌내느라 얼마나 힘들었을까? 날 위해 이렇게 아름다운 해조로 다시 태어나 주어 너무 고마워!

 

해조가 계속 흐느끼자 얼굴을 바라보며 눈물을 닦아준다.

 

제리 (안타까움과 안쓰러움이 교차하며) 내가 잠시 정신이 어떻게 되었었나 봐~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소릴 다하고 말이야. 해조님! 마음 상해하지 말아요.

해조 (눈물이 글썽한 미소 지으며) 괜찮아요. 제리님을 믿으니까요.

제리 정말, 정말 고마워. (흠칫) 근데, 이상한 건.. 그 별 사람들은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거지? 우리 해조님이 지구인으로 변했으면 알 수 없었을 것 아닌가?

해조 제리님이 사무실에다 둔 헬멧이 있다면서요? 고장이 났던 건데.. 그게 다시 작동을 하는 바람에 그랬어요.

제리 아, 그거! 그게 바로 우리 해조님 거였구나. 그러면..

 

해조의 얼굴을 멀끔히 바라본다.

 

제리 (한숨 쉬며) 이 모든 일이 그것 때문에 일어난 일인가? 내가 엄청 실수했네..

 

그러다 갑자기 조바심을 낸다.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해조의 두 팔을 잡는다. 착잡한 표정으로 말이 없는 해조.

 

제리 (반어적) 하지만 도리어 잘 된 거지? 그렇지? 대답 좀 해봐~~ 우리 해조님이 그렇게 그리워했을 고향 별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되었잖아? (혹시나 하는 표정) 헌데.. 왜 그 사람들을 피하는 거지?

 

정신 나간 듯 해조를 흔들어대는 제리를 안타깝게 바라보는 해조.

 

해조 제리님.. 제리님 마음 너무도 잘 알아요. (고개 흔들며) 전 제리님 곁을 절대 떠나지 않아요.

제리 (울음 반, 웃음 반) 정말이지? 그래.. 난 절대 해조님을 이대로 보낼 순 없어!

해조 (눈물을 닦아주며) 저 역시 마찬가지여요.

제리 (다시 걱정스런 표정) 그런데 말이야.. 진짜로 우리 해조님 별로 안 돌아가도 돼?

해조 전 제리님만 곁에 있어주면 돼요. 만일 제리님이 제 곁을 떠난다면.. 전 마치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물고기 같을 거예요.

제리 (강한 어조) 절대 그런 일은 없어! 그리고 앞으로 해조님이 슬퍼하지 않도록.. 고향별에 대한 모든 그리움은 내가 다 삭여줄게!

해조 (제리의 품에 안기며) 고마워요. 저의 그리움은 바로 제리님이어요. 그러니 슬퍼할 게 뭐 있어요?

 

고개를 끄덕이며 해조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는 제리.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 가는 두 사람. 그러다 제리가 다시 근심스러워진다.

 

제리 해조님.. 이젠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해조 일단 많은 사람들 틈 속에 섞여 있으면서 상황을 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최대한 저들을 피곤하게 만들 필요가 있어요.

제리 그래. 알았어. (잠시 생각) 아! 마침 삼촌이 부부동반으로 해외여행 가서 집이 비어있어. 당분간 그곳에 가 있자고.

 

고개를 끄덕이는 해조. 불안감이 수그러든 듯하다. 손수건을 꺼내어 해조의 눈물을 닦아주고 자신도 닦은 다음 운전하기 시작하는 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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