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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외계의 지적 존재들은 초감각 지각적 길안내를 받아서 여기에 찾아오는 거죠.(별의 눈물(제34회))

by 허슬똑띠 2022.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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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89. 주택가, 아파트 건물 외부

 

(주택가)

빌라와 개인주택이 어울려 있는 골목길 빈자리에 주차한 차에서 내리는 두 사람. 해조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앞머리를 내려 얼굴을 상당 부분 가리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있지만 그들에게 별다른 시선을 보내지는 않는다. 제리의 시점으로 보이는.. 저만치 앞에 우뚝 솟아있는 아파트 건물들. 약간의 간격을 두고 그곳으로 향하는 두 사람.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조심스럽게 주위를 휘둘러보는 제리. 태연하게 경비실을 지나 한 아파트 건물 출입구로 향한다. 단지 외부의 큰 도로에서 차들이 오가는 소음이 들려온다. 입구에서 보안체크기에 출입카드를 대자 유리문이 열린다. 급히 안으로 사라지는 두 사람.

 

#90. 어느 경찰서

 

같은 시각. 경찰서 정문으로 의경의 확인을 받은 차량 한 대가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이어서 화면 왼쪽에서 프레임인하는 당당한 체구의 사나이 두 명. 검은 양복에 허여멀끔한 얼굴을 하고 있다. 큰 눈의 눈동자를 좌우로 움직이며 주위를 살펴보다가 사람이 통행하는 출입문으로 들어선다. 서있던 의경이 중요 인사인 줄 알고 거수경례를 한다. 경비실에서 신분증을 보이고 경찰서 안으로 들어간다. 잠시 후 건물 내부로 사라지는 두 사람.

 

#91. 아파트 집 내부 / 밤

 

거실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있는 두 사람. 창밖으로는 어둠에 묻혀있는 다른 아파트 건물들 창 곳곳을 밝히고 있는 불빛들이 보인다.

 

제리 해조님을 앞에 두고도 이런 말을 하는 건 우습겠지만.. 저 우주엔 지구인과 비슷한 사람들이 정말로 그렇게 많을까?

해조 우리가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한다고 해서 사실이 변하는 건 아니거든요. 그래도 상상으론 많이 그려왔잖아요?

제리 그러긴 하지.

해조 이에 대해 나름 그럴 듯하게 얘길 하는 사람들이 있던데요?

제리 어떤?

해조 일부 초심리학자들이 '외계의 지적 생명체들은 초감각 지각적 길안내를 받아서 특히 흥미로운 지역에 몰려들 수 있다' 이렇게 이론을 펼치던데.. 이 말을 참고하시면 될 거예요.

제리 그 흥미로운 지역들 중엔 이 지구도 포함돼 있는 걸까?

해조 당연하지요. 지구라는 파란 생명의 행성은 우리별에서뿐만 아니라 많은 별 사람들의 관심거리일 걸요?

제리 초감각 지각적 길안내라는 건 무얼 의미하는 걸까?

해조 그건.. 현재 이론으로 내세우고 있는 웜홀(Wormhole)이나 워프(Wa-rp)와 유사하다 보시면 될 거예요. 어떤 과학자들이 내세우는.. 빛 보다 빠른 '타키온(Tachyon)'과 같은 것을 우주비행선의 추진 장치에 활용한다고 보시면 되구요.

제리 이제 조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우주는 너무, 너무 신비롭기만 해.

 

#92. 한기자의 사무실 내부 / 오전

 

한기자가 제리와 조용히 전화 통화하고 있다. 두 사람이 교차되어 나타난다.

 

한기자 어제 밤 네 집전화도 안 되고 휴대폰도 불통이라 걱정 많이 했다. 이미 다른 곳으로 피신해 있는 모양이구나?

제리 응~ 그래 되었어. 미안하다.

한기자 먼저 네가 말했던 거부터 얘기할 게. 너를 찾아왔던 정보원은 국정원에 실제 있는 사람이야. 그런데.. 너를 찾아가기는커녕 알지도 못한다고 하던데?

제리 그럼 나를 찾아와서 협박한 놈은 대체 어떤 작자인 거야? 그 자식, 우리 해조님이 외계인 첩자라 뭐라 떠들던데..

한기자 (잠시 머뭇거리다) 어제 밤늦게 우연하게 경찰서에서 입수한 건데.. 해조씨가 외계인이라는 첩보가 들어왔다는 거야. 그래서 경찰에서 특별수사대를 구성하고 난리도 아니었다고 그러더라.

제리 (놀라서) 뭐라고? 그럼 그 놈이 경찰에다가도 그 이상한 얘길 지껄여댄 거 아냐?

한기자 것보다 경찰이 그 때문에 해조씨는 물론 너도 잡으려 부산하게 움직인다더라.. 도대체 어쩐 영문이냐? 그래서 미리 알고 피신한 거냐?

제리 말도 안 돼!

한기자 나도 뜬금없다고는 생각하지만.. 어째 돌아가는 주변 동향이 심상치 않은 것이 문제야. 너 지금 어디 있는 거냐? 경찰이 지금쯤 네 집에 들이닥쳤을 텐데.

제리 너한테 부탁 좀 하자. 해조씨가 외계인이었었다는 건.. 사실이야.

한기자 (깜짝 놀라) 뭐야? 그럼 경찰 정보가 진짜란 말이야?

제리 하지만 경찰이 주장하는 내용은 진실과 전혀 달라.

한기자 외계인이었었다 라는 건 무슨 뜻이냐?

제리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난 죽어도 해조씨와 떨어져 살 순 없어. 그러니..

 

열심히 얘기를 듣고 있는 한기자. '잘 알았어! 난 너를 눈곱만치도 의심하지 않는다!' 라며 전화기를 내려놓고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하기 시작한다. 컴퓨터 화면 확대되면서 글들이 나타난다. 스크롤 되면서 들리는 한기자의 목소리.

 

한기자 (보이스 오버) 경찰이 주장하는 것처럼, 성해조라는 인물은 지구에서 정보를 입수하기 위해 비밀리에 투입된 나쁜 우주인 첩자가 아니다. 도리어 멀고 먼 아름다운 별에서 지구를 방문했다가 불의의 사고로 지구에 홀로 남게 된 불운한 여인이다. 마치 영화 E.T.에서의 어린 외계인이 뜻하지 않게 혼자 지구에 남겨진 것처럼. 그녀는 위험에 처했다가 제리상이라는 사람에게 생명의 구원을 받고 그를 사랑하게 되었으며, 이젠 그와 결혼까지 하여 행복하게 살고 있는, 현재는 지구인과 전혀 다름없는 아름다운 여인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오히려 이들의 사랑을 방해하는 그 별 사람들을 이해시키고 그냥 돌아가도록 협의를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일 것이다.

 

잠시 후 프린터로 출력한 문서를 들고 편집국장실로 가는 한기자. 장면은 편집국장실로 바뀌고.. 한기자가 한동안 국장과 얘기한다.

 

국장 아직 경찰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게 아니니까.. 좀 두고 본 다음 결정하자고. 그 동안 보다 확실한 정보를 계속 입수해봐!

 

이 말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국장실을 나오는 한기자.

 

한기자 (속으로) 그래! 이제부터 경찰 뒤를 부지런히 쫓아다녀 보자! 먼저 구체적으로 어디서 그런 첩보가 나왔는지 알아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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