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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이거 큰일 났군. 술 취해야지만 정상으로 보이니 말이야! (별의 눈물(제35회))

by 허슬똑띠 2023. 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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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93. 수색 몽타주

 

(제리 집)

제리의 집으로 몰려드는 수사관차량들과 경찰차들. 맨 앞에 정차한 차에서 수사관 한 사람이 내린다. 기둥에 부착된 기기를 작동해보다가 말을 안 듣자 그냥 부수고 대문을 연다. 주차장, 정원 등에 정차한 차들에서 쏟아져 나오는 수사관들과 경찰관들. 수사관들이 앞장서서 현관문으로 뛰어간다. 일부 경찰들은 거실 유리문과 창문 쪽으로 가서 안을 살펴본다.

 

현관문 자물쇠를 부수고 안으로 들이닥쳐 집안을 샅샅이 수색한다. 집안 전체가 난장판이 되어간다. 시간 경과 후 허탈해 하는 수사관들. 한 수사관이 침실 천정에 붙어있는 우주의 모습이 그려진 커다란 스크린을 가리키며 '저게 일종의 암시일지도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한다. '그럼 저거라도 떼어내!'라고 짜증스럽게 내뱉는 수사책임자.

 

(회사)

같은 시각. 회사사무실 출입문 앞에 들이닥친 수사관들. 그들을 맞이한 여직원에게 영장을 들이밀고 안으로 우르르 들어온다. 직원들이 놀라 몰려들고 여직원이 다급하게 전화를 한다. 고개를 끄덕이며 힘없이 전화기를 내려놓는다. 용팀장이 나서서 수사책임자에게 항의하자 그가 설명한다. 별 수 없이 모든 직원들이 뒤로 물러서서 그들이 사무실을 휘젓고 다니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그들이 차례차례로 회사 내부를 수색하는 모습이 패스트모션으로 펼쳐진다.

 

성해조 실장의 자리와 제리의 사무실을 집중적으로 뒤져보는 수사관들. 실망스런 표정을 짓는다. 제리의 방에서 책상과 서류보관함 등을 살펴보던 수사관이 그의 책상 서랍 구석에서 장난감 같은 헬멧을 꺼내 든다. 깜빡거림은 없다. 잠시 살펴보다가 '별 것 아니구만. 취미도 별나네. 이런 걸 가지고 놀다니' 라면서 도로 집어넣는다.

 

서성이며 수사관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직원들. 말을 잊은 채 모두 멍한 표정이다. 일단의 사람들이 박스를 들고 들어와 수사책임자가 지시하는 물건들을 담는다. 모든 박스가 옮겨져 나가자 수사책임자가 용팀장을 부른다. 뒤이어 정팀장과 다른 책임자들이 한 사람씩 연속적으로 들어갔다 나온다. 이어서 수사관들이 철수한다. 용팀장이 직원 모두를 회의실로 들어가도록 한다. 어정쩡하게 서있거나 앉아있는 직원들.

 

용팀장 아까 사장님과 통화했습니다. 이번 일은 예기치 않은 오해와 착오로 인해 발생한 거랍니다. 여러분들까지 피해를 입게 해 대단히 미안하다는 말씀 있으셨고.. 또 해소될 때까지는 업무를 계속 하기 어려울 것이므로 당분간 휴업하도록 지시하셨습니다.

 

당황스런 표정을 지으며 웅성거리는 직원들

 

용팀장 그러나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수사기간 중 모든 자금이 통제 받겠지만, 수사 타깃이 사장님 부부 두 분이므로 회사 운영자금은 수사기관의 승인 하에 집행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휴업기간의 급여는 정상적으로 지급하도록 하셨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정상화될 것이니 동요하지 말고 참고 기다려달라는 부탁이십니다.

 

이 말에 다소 안심하며 나가는 직원들.

 

#94. 경찰서, 경찰특공대 / 오후

 

경찰서 마당에 죽 늘어선 차량들. 건물에서 수사관들이 급하게 튀어나온다. 차에 타자마자 출동하는 수사관 차량들. 화면 교차되면서 경찰특공대 마당이 나타나고.. 대열해 있는 트럭 앞에 무장한 특공대원들이 도열해 있다. 특공대장의 지시가 떨어지자 신속하게 트럭에 올라타는 대원들. 이어서 연속적으로 특공대를 빠져나가는 트럭들.

 

#95. 아파트 집 내부, 외부

 

같은 시각 아파트 거실에서 집 전화로 통화하고 있는 제리. 해조가 그 옆에서 말없이 그 모습을 바라본다.

 

제리 박소장님, 미안하네요~~

소장 (F) (뜻밖이라는 듯) 아니 사장님? 무슨 일 있습니까?

제리 조금 있으면 수사관들이 들이 닥칠 겁니다. 그러면 그냥 모든 걸 다 보여주고 설명해 주세요. 특히 무드 오르간 개발 건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을 수 있으니 참고 하시고..

소장 (F) (걱정스럽게) 아니 대체 무슨 일인가요? 그래도 되나요?

제리 예상치 못한 폭풍우가 일시 들이닥치는 걸로 여기세요. 다만 오래 가지는 않을 겁니다. 모든 건.. 소장님이 전에 말씀하셨듯이 긍정적인 마음만 잃지 않는다면 잘 헤쳐 나갈 수 있을 겁니다. 그 동안 잘 부탁드릴 게요.

소장 (F) (다소 진정하여) 자세한 내막은 잘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연구소를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어째든 몸 조심하셔야 합니다.

제리 고맙습니다.

 

전화를 끝내자마자 해조가 귀를 쫑긋거린다, 그녀가 눈치하자 알아차리고 성급히 배낭을 둘러매는 제리.

 

장면 전환되면.. 두 사람이 살금살금 엘리베이터로 향하고, 이내 엘리베이터를 탄다. 이와 오버랩 되어 맨 위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며 나타나는 두 사람. 내리자마자 옥상으로 향하는 비상계단을 올라간다. 제리가 문을 열어보더니 낙심한다. 해조가 나서서 문을 열어본다. 열린다, 갸웃하는 제리. 제법 바람이 세게 불고 있는 옥상으로 들어서는 두 사람. 바로 앞 쪽에는 다른 동 건물이 보인다. 거리가 꽤 멀다. 두 사람의 시점으로 아파트 단지 주변에 접근하고 있는 수사관 차들과 특공대 트럭들이 보인다. 제리가 어쩔 줄 몰라 하며 해조를 바라본다. 해조가 그의 손을 이끌며 반대편 방향으로 달려간다.

 

옥상 끝에서 해조가 손으로 제리의 눈을 감기며 '제가 말할 때까지 절대로 눈을 뜨시면 안 돼요!' 라고 한다. 눈을 감고 끄덕이는 제리. 해조가 건너편 동 옥상을 바라보며 고개를 까딱한다. 두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부터 허공에 다리가 나타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건너편 옥상까지 주르륵 이어진다. 이것은 해조의 시점으로만 보이는 다리이다. 실제는 아무 것도 없는 공간일 뿐이다. 해조가 제리를 이끌고 그곳에 발을 딛는다. 평지를 걷는 듯 하는 해조의 손을 잡고 빠른 걸음으로 뒤쫓는 제리의 걸음걸이 역시 자연스럽다.

 

점점 다가오는 요란한 사이렌 소리. 아파트 동 사이의 바닥으로 화면 전환되면.. 무슨 일인가 궁금해 하면서 소리 나는 방향으로 뛰어가는 사람들이 보인다. 화면은 아파트 정원 구석 쪽 벤치로 바뀌고.. 그곳에서 술을 마시고 있는 어떤 남자가 나타난다. 고개를 젖히고 병째 술을 들이키다가 움찔하여 동작을 멈춘다. 병 꼭지를 입에 문 그의 시선은 아파트 건물 꼭대기를 향하고 있다. 그의 시점으로 보이는.. 허공을 걸어가는 두 사람.

 

병을 빼 들고 눈을 비비대다가 '술이 덜 취했나 보다. 헛것이 다 보이는 걸 보니' 하며 눈을 감은 채 다시 병나발을 분다. 단숨에 한 방울도 남김없이 마시고 눈을 뜬다. 그의 시점으로 다시 보이는, 좀 전의 허공. 아무것도 없다. '이거 큰일 났군. 술 취해야지만 정상으로 보이니 말이야' 중얼거리며 쓰레기통에 빈 병을 던져 넣는다. 다시 옆에 있는 봉투에서 술병 하나를 다시 꺼내 든다.

 

건너편 아파트 건물 옥상으로 장면 전환되면.. 눈을 뜨고 주위를 살펴보는 제리의 모습이 나타난다. 앞 쪽 편이 삼촌이 살고 있는 건물임을 확인하고 황당해 한다. 어리둥절해 하는 제리를 보며 그저 빙긋이 웃는 해조. 그의 손을 이끌고 비상계단으로 내려가는 출입문 쪽으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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