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창작스토리

우리 별 사람들이 경찰을 단단히 세뇌를 시켜놓았기 때문이어요. (별의 눈물(제37회))

by 허슬똑띠 2023. 1. 5.
반응형

 

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102. 코엑스 내부

 

지하철 출구와 연계된, 뻥 뚫려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건물 지하 입구 부분은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댄다. 그들 사이에 나타나는 두 사람. 건물 주변으로는 불이 켜진 상점들이 쭉 늘어서 있다. 건물 내부로 화면 전환되면.. 사람들에 섞여 들어오는 제리와 해조의 모습. 궁금해 하는 제리의 얼굴과 빙긋이 웃는 해조의 얼굴이 클로즈업 된다.

 

제리 해조님이 무슨 조화를 부렸나?

해조 염력이라는 거예요.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는 만만하진 않지만 그래도 잘 통했네요.

제리 해조님은 못하는 게 없네!

해조 이유는 간단해요. 나중에 말씀드릴 게요.

 

그 때 해조의 눈빛이 빛난다. 그녀의 시점으로 보이는.. 키가 크고 검은 양복을 입은 남자. 체구에 걸맞지 않게 아담한 여행용 캐리어를 끌고 가고 있다. 오가는 사람들에게 가렸다 보였다 한다.

 

해조 (남자를 가리키며) 저 사람 있죠?

제리 (뜬금없다는 듯) 어떤 사람? 어~ 저 외국인 남자? 왜? 도심공항으로 가는 것 같은데..

해조 폭탄 테러범이어요.

제리 (놀라) 뭐? 정말? 그럼 가방에 폭탄이? 이거 어떻게 해야 하나?

해조 가방을 빼앗아야 해요.

 

제리와 해조가 그 남자를 빠른 걸음으로 쫓아가기 시작한다. 주변을 살피면서 가던 그 남자가 한 번 뒤돌아보더니 그들을 의식했는지 걸음이 빨라진다. 두 사람도 사람들을 헤치며 좀 더 빠르게 다가간다. 그러자 뛰다시피 하는 남자. 가끔 힐끗힐끗 뒤를 돌아본다. 제리가 마침 정면으로 부닥친 20대 초반 남녀에게 '저 앞에 가는 외국인이 폭탄 테러범입니다. 도심공항 쪽으로 가고 있다고 경찰에 신고해주세요'라고 빠르게 말한다. 미심쩍어 하는 표정으로, 급히 달려가는 두 사람을 보다가 재빨리 전화를 거는 청년. 오가는 사람들이 뜸해지는 복도에 이르자 이젠 가방을 들고 뛰어가다가 복도 오른편으로 돌아가 사라진다.

 

두 사람이 급하게 코너를 돌자 꽤 멀리에 뛰어가는 사내의 모습이 보인다. 그 때 앞쪽에 나타나는 경찰관들. 그러자 남자가 마침 지나던 여인을 낚아채고 권총을 들이대며 벽에 기댄다. 순간 몸을 숨기는 경찰들. 복도에 무전기에서 시끄럽게 외쳐대는 소리가 들린다. 두 사람 뒤에도 성급히 뛰어오는 발자국 소리가 어지럽게 들린다. 제리가 뒤를 보니 경찰들이 쫓아오고 있다. 인질을 잡고 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자 주춤하며 '이봐요! 거기 두 사람! 빨리 이쪽으로 와요!'라고 외쳐댄다. 경찰 뒤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

 

전혀 개의치 않고 남자에게 점점 다가가는 해조. 제리가 그녀의 손을 잡고 말리자 빙그레 웃으며 괜찮다는 신호를 한다. 두 사람을 본 남자가 여인의 머리에 권총을 들이대고 뭐라고 지껄여댄다. 사색이 다 된 여인. 그러나 해조가 자기에게 총을 쏴보라는 손짓을 해댄다. 남자가 해조를 향해 권총을 겨누자 제리가 안 되겠다 싶어 그녀를 막아서려고 한다. 그러나 급하게 제리를 팔로 제지하자마자 쾅~ 소리와 함께 발사되는 권총. 순간 '안 돼!'하며 외치는 제리. 동시에 총소리를 듣고 기절하여 그 자리에 푹 스러지는 여인. 경찰관들과 사람들이 놀라서 바닥에 쭉 엎드리는 모습이 교차로 보이고..

 

발사된 총알이 해조에게 날아오는 모습이 익스트림 슬로모션으로 펼쳐진다. 아주 느리게 해조에게 거의 다가갈 무렵 갑자기 총알이 터진다. 동시에 정상화면으로 돌아오면.. 터진 총알이 폭죽처럼 화려한 불꽃을 이룬다. 희한한 상황에 놀라는 사람들. 당황한 남자가 다시 쏘아보지만 똑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안 되겠다 싶었는지 권총을 내던지고 가방을 잡아 열려고 한다. 순간 가방이 해조에게 빨려들 듯 미끄러져 온다. 가방을 잡으려다 쫙 미끄러져 엎어지는 남자. 이를 지켜보던 경찰들이 앞 뒤 쪽에서 멍해있는 남자에게 달려들어 제압하느라 난리법석을 떤다. 이때 해조가 제리의 손을 잡아 이끌고 재빨리 반대 편 쪽으로 달려간다. 사람들이 박수 치며 틈을 만들어 준다. 경찰관들이 '아니, 일 처리 다 해놓고 어디로 가는 거야? 어이 이봐요!' 라고 소리친다. 이 때 앞쪽 멀리 나타나는 수사대장. '이봐! 저 두 사람 잡아! 위험인물이야!'라고 고함쳐댄다. 갸웃거리는 경찰들. 대부분 경찰들이 이제는 두 사람을 뒤쫓는다.

 

장면 바뀌면.. 호텔 1층으로 뛰어 올라오는 두 사람이 나타나고 동시에 정문 쪽에서 수사관들과 특공대원들이 들이닥치는 모습도 보인다. 순간 아수라장이 되는 로비. 그들이 두 사람에게 향해오자 돌연 라운지의 바에서 날아드는 잔들과 쟁반들. 가차 없이 그들 주위에 어지럽게 휘돌기 시작한다. 당황해 하며 이리저리 피하느라 정신을 못 차리는 수사관들과 특공대원들. 그 틈을 타서 황급히 엘리베이터 쪽으로 피하는 두 사람.

 

그러자 다른 방향에서 그들을 추격해오는 일단의 수사관들이 나타난다. 주변의 화분들에 심어져 있는 식물들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패스트 모션으로 전환되고.. 식물줄기와 잎들이 엄청나게 늘어나며 서로 엉기는 모습이 화면 가득 찬다. 그것에 가려 두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정상화면으로 돌아오면.. 수사관들이 이것을 헤치느라 애를 써보지만 꼼짝도 하지 않는 식물 줄기들. 황당해 하는 수사관들. 이들 주변에 몰려든 사람들이 넋을 잃고 이를 지켜본다.

 

#103. 코엑스 외부 주변 / 저녁

 

어둑해져 가는 길거리. 건물들 창에는 환하게 불빛이 빛나고 있고 거리를 메운 차들의 전조등이 거리를 밝히고 있다. 살살 부는 바람을 맞으며 사람들이 지나치고 있다. 길가 화단 앞에 서 있는 한 사내의 뒤통수가 보인다. 이어폰을 꽂고 귀를 쫑긋거린다. 손은 앞쪽으로 한 채 꼼지락거리고 있다. 화면 오른 편에서 프레임 안으로 들어오는 유사한 복장을 한 또 다른 사내. 서있던 사내가 그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함께 사람들 속으로 섞여 사라진다.

 

#104. 호텔 건물 옥상, 백화점 건물 옥상 / 밤

 

두 사람이 옥상 문을 열고 나타난다. 앞에 우뚝 솟아 있는 한국종합무역센터의 건물이 보인다. 해조가 백화점 방향으로 향하자 제리가 잠시 해조를 붙잡는다.

 

제리 조금 전 지하에서 해조님이 나쁜 사람을 제압하는 걸 경찰들도 보았잖아. 그건 해조님이 자기들이 생각하고 있는 그런 인물이 아니란 걸 보여준 것이니까.. 경찰들에게 상세히 해명한다면 그들도 이젠 이해하지 않을까?

해조 경찰에게 일일이 설명해 보았자 지금은 아무 소용없어요.

제리 왜?

해조 우리 별 사람들이 경찰을 단단히 세뇌를 시켜놓았기 때문이어요. 일정 시간 동안은 풀리지 않거든요. 그것보다 경찰이 올라오기 전에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해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