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106. 호텔 내부
수사관들과 함께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수사대장. 그의 얼굴에는 허탈감과 피로감이 잔뜩 묻어있다. 로비로 걸어 나오는 데 전화벨이 울린다. 잠시 통화하면서 입가에 번지는 미소. 통화를 끝내자마자 수사관들에게 지시를 내린다. 다급한 어투로 전화를 해대는 수사관들. 밖으로 나가며 중얼거린다. '기도 안 차는 군. 어느 새 그쪽 주차장으로 샜던 거야. 이거 귀신 곡할 노릇이군'.
#107. 추적 몽타주
(제리의 차 안)
운전하고 있는 해조의 얼굴은 아주 평온하다. 지나치는 차들의 전조등 불빛에 그녀의 얼굴이 빛나곤 한다. 복잡한 도로를 교묘하게 요리조리 빠져나가는 기 막힌 해조의 운전 솜씨. 조수석에서 그녀를 지켜보는 제리는 감탄하면서도 긴장으로 몸이 뻣뻣해 있다. 살짝 곁눈으로 그를 바라보다 슬그머니 손을 잡는 해조. 사이렌 소리와 함께 앞 쪽 멀리에 경광등을 번득이며 경찰차들이 나타난다. 뒤를 돌아다보는 제리의 시점에도 뒤쫓아 오고 있는 경찰차들이 보인다. 제리가 '아니? 도대체 어떻게 알고 여기까지 쫓아온 거지?'라며 난감해 한다. 해조는 '아마 우리 별사람들이 계속 코치해줘서 그럴 거예요. 해보는 데까지 해보죠 뭐!'라며 태평한 얼굴이다. 그러면서 차들의 틈을 비집어 가며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한다.
(대로 주변)
앞에서 달려오는 차들의 간격이 다소 벌어진 순간을 이용하여, 돌연 제리의 차가 중앙선을 넘어 반대 차로로 급선회한다. 끼~이익 요란한 브레이크 밟는 소리와 함께 급정차 하는 차들. 바로 앞에 정차한 차에서 차창이 열리며 남자의 얼굴이 나타난다. 스쳐 지나는 제리의 차를 향하여 '이 새끼가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라고 욕을 퍼부으며 삿대질을 해댄다. 그러나 아랑곳없이 갓 차선으로 끼어들어 아슬아슬하게 전진해 간다. 지나칠 적마다 놀라서 빵빵거리며 전조등을 깜빡 거리는 차들. 마침 우측으로 작은 도로가 나타난다. 그 앞에 정차하고 있는 차들을 살짝 비키며 거의 건물에 닿을 정도의 간격을 두고 그 안쪽으로 달려들어 가는 제리의 차.
(소로)
차와 사람들이 엉겨있는 길. 속도를 줄이지 않고 비상등을 깜빡 거리며 내달리는 바람에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다급히 비켜선다. 사람들을 교묘히 피해가며 계속 내달린다. 그러나 차량통행불가의 안내판이 나타나고 직진 길이 좁아진다. 그 앞에 멈추어 선다. 화면 교차하면.. 사이렌 소리 요란하게 들리고.. 좌 우측 도로 방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경찰차들과 제리 차 뒤편에도 나타나는 경찰차들이 보인다.
잠시 정차해 있던 제리의 차에서 갑자기 엔진 소리가 요란하게 난다. 차의 아래쪽이 확대되면.. 흰 연기를 뿜어대며 빠른 속도로 겉도는 앞바퀴 모습이 보인다. 잠시 후 살짝 들리고.. 그 상태로 골목을 향해 돌진한다. 웅성대고 있던 사람들이 질겁한다. 그러나 바로 입구에서 차가 옆으로 휙 눕더니 그대로 한쪽 건물 벽을 타고 질주해 간다. 뒤에서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바라보던 대장이 급하게 전화를 건다. 골목 쪽으로 몰려든 사람들이 비스듬히 달려가는 차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한다.
(사거리 주변)
골목길이 바라다 보이는 왕복 2차선 도로. 제리의 차가 비스듬한 상태로 전조등을 번득이며 골목을 달려 나오는 모습이 보이고.. 그곳을 튀어 나오자 질겁하여 황급히 대피하는 하는 사람들 사이에 수평 전환하면서 안착한다. 숨 돌릴 사이 없이 가속하여 다시 내달리는 제리 차. 화면 교차하면서.. 다시 나타나 정신없이 제리의 차를 쫓아오는 경찰차들 보이는데.. 교통통제로 인하여 길가에 쭉 세워져 있는 차들 외에 오가는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 제리의 차가 작은 사거리에 거의 다다랐을 즈음, 정면 멀리에 경광등이 번쩍거리고 있는 경찰차들과 전조등을 훤하게 밝히고 있는 특공대차량들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나타나고.. 화면 교차하면.. 좌측 및 우측 길에도 이들이 대기해 있는 모습 보인다. 사거리 중앙에 천천히 정지하는 제리의 차. 전조등이 꺼진다.
(차 안)
어둑한 차 안에서 당황하며 어찌 할 바를 몰라 하는 제리. 그러나 전혀 동요하는 기색이 없는 해조. 그녀만 멀뚱하게 바라보고 있는 데 해조가 갑자기 옷을 벗기 시작한다.
해조 제리님~ 옷을 다 벗으세요.
제리 (엉겁결에 같이 옷을 벗으며) 뭔 일이래?
해조 (빙긋) 이 위기를 벗어나면 알 수 있어요.
완전히 발가벗은 두 사람. 어두침침한 가운데서도 빛을 발하는 해조의 새하얀 눈빛 피부. 조수석으로 옮기며, 지켜보고 있는 제리의 허벅지에 걸터앉는다. 동시에 두 사람의 옷을 뭉쳐 바로 옆에 놓는다. 뜻하지 않은 포즈에 당황스럽고 사랑스럽고 부끄러워 홍조로 물드는 제리의 얼굴이 희미하게 나타난다. 밖에서 번쩍거리는 경광등과 경찰차의 헤드라이트 불빛이 두 사람의 하얀 피부에 어린다.
해조 (제리에게 키스하며) 제리님의 심장 고동소리가 그대로 느껴지니 너무 좋아요.
제리 (들뜬 음성으로) 나도 그래!
해조 (웃으며) 일단 이곳을 벗어날 거예요. 눈감고 편안하게 있으세요~
제리 (미소를 머금고 눈감으며) 이젠 해조님이 눈 감으라고 하면 왜 그리 좋은지 모르겠어. 이번엔 이러고 있으니 완전 환상 그 자체야.
해조 호호호.. 다행이네요.
(사거리)
네 방향에서 길을 차단하고 있는 수사관들과 특공대원들이 제리의 차가 꼼짝하지 않고 있자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총을 겨누며 조심스럽게 차로 다가가는 특공대원들을 필두로 그들 뒤에서 권총을 겨누며 따라오는 수사관들. 대장은 '이젠 독 안에 든 쥐지!'라고 중얼거리며 얼굴에 희색이 만연해진다. 돌연 차 안에서 휘황하고 눈부신 빛이 하얗게 터진다.
(짧은 인서트)
빛 속에서 얼핏 해조의 손가락이 옷 뭉치와 제리의 배낭을 가리키다 사라진다.
누군가 '빛 폭탄이다!' 라고 외치자 모든 대원들 및 수사관들이 얼굴을 박고 바닥에 엎드린다. 그 빛은 잠시 동안 주변을 하얗게 밝히다가 사라진다. 그러자 모두 일제히 일어서서 멀쩡한 차를 바라보며 갸우뚱거린다. 그러다가 총을 겨누며 조심스럽게 차로 접근한다. 차 내부는 자세히 보이지 않는다. 수사관 한 사람이 과감하게 차 앞문을 열어 제키며 권총을 들이댄다. 열려있는 문으로 보이는 차 내부. 아무도 없다. 텅 빈 차 안을 바라보는 멍한 수사관의 모습. 다가온 대원들이 차의 문을 모두 열고 살펴본다. 트렁크와 차 바닥까지 샅샅이 뒤져보지만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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