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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호평 받는 글쓰기에 실패한 자를 위한 알량한 변명과 역설적 방법론

by 허슬똑띠 2022.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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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소설이나 유튜브 대본 등을 쓸 때, 어떤 식으로 하면 보다 흥미를 유발할 수 있을까 해왔던, 고민에 대한 것입니다.

다만 글을 잘 쓰는 방법에 대해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님을 이해하십시오.

거꾸로, 이런 식으로 글을 쓰면 대부분 사람들로부터

거의 공감을 받지 못하거나, 심지어 심한 퇴박을 받게 되는,

참담한 실패를 겪게 됨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글을 잘 쓰는 방법론에 치중하는데, 역설적이게도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것에 대한 위축감과 좌절감에서, 도리어 개선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흔히 말하는, 실패에서 배운다는 말과 상통하지요.

가장 싫어하는 말이지만요. 영어로 표현하면 이렇습니다.

Even though, the project fails, we'll learn, from the experience.

 

이 글을 통해서, 이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글 쓰려고 했다는데 까짓것 나라고 시도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성공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글을 잘 쓰려고,

어떻게 공부하고 무슨 책을 읽었는가는,

역설적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다소간 참고는 되겠지만 말이죠. 왜냐하면,

공부는 스스로가 판단하고 정해서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단, 깨달음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으로 판단은 됩니다.

실패자의 경험으로 체득한 점이기도 하죠.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좌절을 많이 겪었더라도 그때마다 이를 극복하고,

다시 일어섰다는 것입니다. 즉 붓을 꺾어버리지 않고,

오기심이 발동해서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보자고 했다는 겁니다.

던져버렸던 참고서적을 다시 꺼내보거나,

예쁜 말로 글 잘 쓰는 법을 확신에 차서 하는 강의에,

다시 귀를 기우리면서요. 그것도, 매번 읽고 들었던 것을 말이죠.

그러면서 어리석게도, 이런 역설에 목매달기도 했죠.

‘일반 대중의 평가는 매우 무섭다.

하지만, 대중의 호감을 얻지 못한 글이라도,

포장술이 뛰어난 재간꾼을 만나면, 대박을 터뜨릴 수도 있다.’

우스운 일이지만, 지금도 이런 역설의 유혹은

매양 쓴 글들이 주목을 받지 못할 때마다

유령처럼 나타나고는 합니다.

 

그동안 글쓰기가 주목받지 못한 이유를 나름대로 분석한 것 중

몇 가지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지나치게 문장이 장황하다. 여러 의미의 문장을, 하나의 문장으로 엮다보니, 주어와 서술어가 혼돈되고, 전체 의미가 또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2. 한자로 된 고사성어 등 다소 생소하거나 어려운 표현을, 즐겨 쓰는 버릇이 있다.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필요한 것 같아 썼는데, 그렇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예들 들자면, ‘로즈파피’ 라는 글에서, 미모의 여인을 표현하는 것 중 하나가 아미였다. 아미는, 누에나방의 모양처럼, 아름다운 미인의 가늘고 길게 굽어진 눈썹을 이른다. 이 표현을 쓰고 싶어 사용하기는 했으나, 다르게 표현했을 수도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스갯소리기는 하지만, BTS 팬 그룹 아미와 혼돈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상황에 따라서 말이다.

3. 미스터리한 글이 아님에도, 그렇게 느껴지도록 의도한 것이 아님에도, 습관적으로 그런 감이 풍기도록 장황하게 서론을 늘어놓고, 결론 또는 중점사항을 마지막에 드러내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앞서서 얘기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다시 읽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가져 오기도 한다.

다만 귀납법이 좋을 지 연역법이 좋을 지는, 상황에 따라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은 이해한다. 또 칭찬을 먼저 하고, 보완하여야할 점을 가볍게 나중에 적는 방법 역시,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될 수 있다는 점도 이해한다. 즉 프레젠테이션 이라든가 보고서를 쓰는 경우와, 소설을 쓰는 경우, 적용법이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 글의 경우, 결론 또는 핵심을 먼저 쓰고, 그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게 효과적이나, 소설에서는, 궁금증을 돋우기 위해, 그리고 독자가 글에 빠지게 하기 위해, 반대로 하는 것이 좋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글을 쓰면서는 이를 잊는 다는 것이 문제이다.

4. 우리말은 사실 피동태가 아닌 능동태 위주였는데, 영어 수동태 영향을 받아, 수동태 형식의 문장사용이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굳이 수동형으로 쓰지 않아도 좋을 것을, 습관적으로 빈번하게 그러하게 쓰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 또한, 별로 중요하지 않거나, 이를 사용해서 얻는 효과가 미미한, 부사나 형용사를, 군더더기처럼 자주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5. 전혀 도움이 안 되는 고집

글쓰기와 관련한 서적에서 지적하는 잘못된 점을, 처음에는 솔직하게 받아드리려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이 해주는 충고에 대해서도, 선뜻 동의하지 못하고 도대체 이런 스타일이 뭐가 잘못되었다는 거야 하면서, 반발감이 우선한다. 후에, 곰곰 되씹어 보고나서 이해하기는 하지만. 즉, 써놓은 글에 대해 피드백을 받으려면, 상당한 비판은 각오하고 이를 수용할 자세가 되어 있어야함에도, 그러지 못했다. 그럴 거면 무엇 하러 남의 평가를 받으려 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가 쓴 글에 대해, 혼자 만족해하며 이 정도면 누구한테라도 호감을 살 거야 하는 망상에 사로잡히거나, 자기도취에 빠지기 때문이다.

6. 버리기 어려운 버릇

열심히 글을 썼는데, 퇴고를 하고자할 때, 다른 아이디어가 떠올라 그것을 적용하려고 결정하고서도, 먼저 썼던 글이 아까워, 그 부분을 삭제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경우다. 최종적으로 버리면, 다행인데 기어이 그 문장을 구겨 넣어, 없어도 될 내용이 비슷하게 반복되거나, 아예 정체성이 모호한 문장을, 연출하는 최악의 결과를 만든다.

7. 즉흥적이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라고 생각되어 부지런히 써 내려가는데, 그때는 꽤 괜찮게 느껴지다가도, 다시 몇 번 읽어보면 허점투성인 경우가 많았다. 이는 모든 면에서 부정적이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이렇게 즉흥적으로 솟는 아이디어가, 멋진 작품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고 하므로.

8. 글을 호감가게 잘 쓰는 능력 외에 중요한 것은, 내가 쓰고자하는 주제와 거기에 걸 맞는 내용도 중요하다. 아무리 글을 맛깔나게 쓴다 해도, 주제와 내용이 형편없다면 문제다. 조금이나마 글을 빛내는데 도움은 되겠지만. 한데 여기에도 예외가 존재한다. 출판인과 같은 사업가에겐, 돈벌이가 될 만한 가에 대해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짙기 때문에, 그들의 입맛에 착 맞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이때는 좌절을 맛보게 된다. 전문비평가에게도, 이와 비슷한 점이 존재한다. 그렇다 해도 그들이 모두 옳은 건 아니다. 전문가의 혹독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대중에게 호평을 받는 경우도 있다. 반지의 제왕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처음에는 여러 출판사로부터 거절당했으나, 결국 대박을 터뜨렸다. 여기에는 분명, 운도 작용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 해도 제가 쓴 글이 그런 대접을 받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듯 보입니다.

그렇다고 실망하지는 않습니다. 잘 쓰지 못한 글이라도,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이 뚜렷하다면,

뜻하지 않게 주목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주장하는 바가 바로 이점입니다.

흥미롭고 새콤달콤하게 글을 쓸 수 있게 되는 데에는,

꾸준한 노력도 필요하고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하는 건 그보다 쉽지 않을 까요?

그래서 오늘도 하염없이 글을 씁니다.

마치, 출판사로부터 원고청탁을 받은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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