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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스토리

청춘의 덫 -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나는 모른다. (제1화)

by 허슬똑띠 2022.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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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여가수의  죽음

6개월 전의 이른 아침. 지방 지구대로

한 유명한 여가수가 호텔방에서 사망하였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경찰관들이 급히 달려가 보니 공연기획사 관계자들 여러 명이

그 가수의 시신을 살펴보고 있었다.

그들은 오늘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그녀 혼자 묶고 있던 방으로 와서 문을 두드려보았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했다.

문이 잠겨 있어서 호텔 관리자에게 부탁하여

문을 열고 들어 가보니 그녀가 침대에서

옷을 다 입은 채 숨진 상태로 누워있었다고 했다.

그들은 놀라서 경찰에 신고한 다음 여기저기 살펴보았으나

없어진 물건은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다만 침대 옆 탁자에 놓여있던

강력한 환각제가 담겼던 통을 발견했다.

그들은 그녀가 평소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어

이를 치료하기 위해 약을 먹고 있었는데

이것도 그 중의 하나일지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약을 지나치게 복용하다가

약물과용으로 죽은 것 같다는 나름대로의 설명도 덧붙였다.

경찰관들이 그녀의 사물을 조사해보니

그들의 말처럼 우울증 치료제가 들어있었다.

 

얼마 뒤 경찰관의 연락을 받고 수사관들이

그곳으로 와서 다시 조사했다.

그녀의 동료들과 경찰관들이 룸을 헤집고 다니는 바람에

현장은 엉망이 되어 있어 다른 증거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다만 누군가 이곳에 침입한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일단 약물중독사로 결론짓고 그녀가 복용한 것으로 보이는

환각제의 출처 수사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나중에 그녀에게 그것을 공급해준 사람은 찾아내지 못하고

답보상태에 빠지기는 했지만.

그녀 가족들은 우울증 증세가 있기는 했지만

환각제를 복용하지는 않았다면서 이의를 제기하는 바람에

그녀의 시신을 부검하기로 했다.

부검 결과 치사량의 환각제가 검출되어 이것이

직접적인 사인으로 밝혀지기는 했지만 그녀의 질 내에서

남자의 정액도 일부 검출되자

담당 수사관은 이 사실에 주목하게 되었다.

성기 외부는 깨끗한 것으로 보아 아마 정사가 있고 난 뒤

성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 위해 이를 씻어내기는 했지만

일부가 그대로 남은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옷까지 다 입혔던 것 같았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녀가 성관계를 맺을 만큼

친하게 지내던 남자친구는 없었다고 딱 부러지게 말하며

분명 누군가 침입하여 강제적으로

성폭행을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단 채취된 정액이 국과수로 보내졌다.

DNA를 검출해내고 성범죄자들 것과 대조해 보았으나

맞는 것이 없었다.

그렇다면 전과자보다는 그녀의 주변인물일 가능성이 컸다.

그날 밤 호텔의 시시티브이를 조사해보던 수사관은

모자를 푹 눌러쓰고 그녀 방으로 들어가는

청년의 모습을 찾아내었다.

그가 바로 정액의 주인일 것이 틀림없을 것이나

그의 모습은 확실치 않았다.

그녀의 휴대폰을 조사해보고 그녀와 통화했거나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람들의 행적 조사에 나섰다.

유력한 용의자가 나타났다.

그는 정계 거물급 인사의 아들이었다.

먼저 그녀에게 전화한 이유를 물었다.

“유명한 가수에게 관심을 갖는 것도 죕니까?

그 친구가 좋아서 몇 번 전화했고 만날 기회를 좀 달라고 했습니다.

걔도 호의적으로 받아들이더라고요.

그러나 자기가 다시 전화하겠다고 해서 그냥 끊었습니다.”

그는 당당하게 말했다. 그래서 수사관은 시료체취를 요구했다.

“그러면 당신이 그곳에 가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DNA검사를 해봐야 합니다.”

“내가 무엇 때문에 그걸 제공해야 합니까?”

그는 딱 잘라 거절했다.

그의 알리바이를 확인해보았지만 완벽했기 때문에

더 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주변 사람들을 조사해보았으나

별다른 성과가 없어 약물중독사로 결론짓고 수사를 종결했다.

 

명품  에이전트 

현재의 한 호텔 커피숍.

저녁 무렵이라 그런지 내부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담소하고 있었다.

출입구에는 연신 사람들이 들락거리고 있는데

이들 사이로 세련된 복장의

20대 중반 쯤으로 보이는 청년이 나타났다.

유가온이다.

그는 다소 후미진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 차를 주문했다.

그가 들고 왔던 작은 가방에는 음성인식기와

증폭기가 함께 내장되어 있는 기기가 들어있었다.

이것은 스피커 아이디라는 기기를 원용하여

그가 유사한 기능의 장치를 고안해낸 것이다.

귀에는 무선이어폰을 끼고 있었다.

스피커 아이디는 다른 언어 번역 시스템 중의 하나로서

사람보다 육성 단어를 더 잘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시스템은 말하는 사람 하나하나를 인식하면서

대화를 즉시 깔끔하게 인식할 수 있다.

특히 혼잡한 소음 속에서도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성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스스로를 프리랜서 명품에이전트라 칭하고는 있지만

일종의 기술자라고 할 수 있다.

즉 은밀하게 고가의 골동품이나 미술품 등을 빼내어

자신의 거래처에 넘기는 일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장비를 지니고 있었고 호텔에 온 이유도

이와 관련한 특이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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