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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민희회장13

로즈파피(Rosepoppy) 다시보기(1회~3회) 로즈베이(Rosebay)와 양귀비(Poppy)의 특성을 가진 여인의 이야기 H신문사 사옥 내부. 어느 사무실의 문이 열리자 한 남자가 사람의 왕래가 뜸한 복도로 나섰다.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간 그는 사내 접견실로 들어섰다. 어제 전화로 약속했던 수사관과 면담하기 위해서이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그의 얼굴표정에는 은근히 긴장감이 어리어있다. 수사관이 그를 직접 찾아오는 데에는 특별한 사유가 있기 때문은 아니란 것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통화 상으로는 그의 의중을 정확히 읽어낼 수 없어서 이다. 다만 며칠 전 에오스그룹회장의 피격사망사건과 관련하여 그 사건의 참고인으로 그를 지목했을 듯하기는 했다. 그 자체만으로도 대응태세를 철저하게 갖추어야 한다는 내면의 울림이 있었다. 약속한 시간보다 1.. 2022. 5. 16.
로즈파피(Rosepoppy) (제 17회) 남회장의 일기(2) 그래서 그녀를 끌어드려 이를 덮고자 하였었다. 그녀가 이를 모를 리 없었다. 짐짓 모르는 채 하면서 그가 원하는 대로 회사 돈을 챙겨주었으며 이를 완벽하게 회계 처리하여 메웠다. 그럼에도 정영길은 항상 불안해했다. 그런데 갑자기 근심거리를 없애줄 테니 자기와 결혼 하자고 제안해왔다. 정영길은 당돌한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기 매우 어려웠다. 그는 그녀가 존재가 너무 소중했고 아주 영리했기 때문에 그녀가 없으면 자신의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수 있음을 잘 깨닫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남민희는 정사장이 자신의 제안을 받아드린 이유를 잘 알고 있었다. 근원적으로는 자신의 체향에 완전 굴복하였기 때문이다. 부차적인 이유로는 정영길이 엉뚱한 착각에 빠졌기 때문.. 2022. 4. 6.
로즈파피(Rosepoppy) (제 16회) 남회장의 일기 남회장이 오랫동안 기록해 두었던 일기장에는 고등학교 때부터 인터뷰 직후까지 인생기록이 적나라하게 펼쳐져 있었다. 그녀가 죽음을 예상한 듯 마지막에 자신의 신체적 비밀을 적어놓았다. 나에게는 아주 독특한 체취가 있다. 향수라는 영화를 보면 향수에 미친 아주 특이한 후각을 지닌 청년이 기상천외한 향수를 만들어낸다. 살아있는 처녀들의 체취로서 사람들의 정신까지 마비시키는 향수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나의 체취는 그런 향수에 비견될 수 없는 아주 강력한 것이다. 내 몸속으로부터 내가 원하는 순간 그 체취를 발산하여 내가 주무르고 싶은 남자들을 완전히 굴복시키는 절대적 무기이다. 그런데 내 인생에 있어 나의 체향으로 굴복시키지 못한 사람이 딱 한 사람 아니 대상이 오늘로 둘이 되었다. 그런데 묘하게.. 2022. 4. 2.
로즈파피(Rosepoppy) (제 15회) 남회장의 과거를 추적하는 기자와 수사관의 숨바꼭질 그러자 그의 태도가 누그러졌다. 내키지 않아하면서도 가람을 사무실로 안내해 갔다. 그의 방에 앉자마자 그 당시 교통사고는 경찰에서 간단히 운전미숙에 따른 것으로 결론지었으나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의외의 말을 듣고 상세한 것을 알아보기 위해 왔음을 밝혔다. “그게 살인사건과 무슨 연관성이 있는 거죠?” 그가 되물었다. “그 교통사고를 유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최근에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우연인지 몰라도 그 사람은 모 회사에서 자재를 운반하는 트럭을 몰았다고 합니다. 그런 그가 밤에 험한 산길에서 그저 장난으로 그런 일을 했다고는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아마도 누구의 사주를 받고 고의적으로 사고를 야기 시키기 위한 짓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그는 이미.. 2022. 4. 2.
로즈파피(Rosepoppy) (제 14회) 남회장의 과거를 추적하는 기자와 수사관의 숨바꼭질 "나름대로 추리해보 것이 있습니다. 남회장의 외삼촌인 공봉춘이 남회장에게 치를 빌려주었다는 사실과 그녀가 데려왔다는 아이를 연결해본 것입니다. 공봉춘은 그녀가 사귀던 남자사이에서 태워난 아이일거라 얘기했지만 그게 그렇게 단순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 겁니다.” “나도 그런 점은 의문의 여지로 남겨두기는 했어요. 특히 남회장이 난데없이 차를 빌리러 온 것부터가 석연치 않았어요. 아직까지는 제갈사장의 교통사고 당일이란 것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네 그렇습니다. 제 생각에는 제가람이 이점을 파고들었을 확률이 크다고 봅니다. 차를 빌리러 온 시간을 감안한다면 남회장이 차를 가지고 사고현장을 확인하러 갔을 수도 있겠고요, 현장에서 예상치 못하게 살아있.. 2022. 3. 29.
로즈파피(Rosepoppy) (제 12회) 임신이라는 사실은 범죄를 꾸미게 만드는 충분한 빌미가 된다. ‘범죄를 통해 얻게 될 기대효용이 합법적인 대안활동으로 얻게 될 효용보다 클 때 범죄는 발생한다.’ 라는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게리 베커의 말을 적용해보자. 범죄를 통한 임신의 해소는 다른 어떤 대안보다 훨씬 더 큰 기대효용을 창출하는 효과가 있을 터이다. 어제의 동지가 철천지원수로 변모됐다. 이번엔 간접살해를 획책했을 것으로 보았다. 전문가를 고용하여 빠져나갈 수 없는 함정 속에 정영길을 처박았을 것이고 결국 정영길의 종말과 임신의 해소라는 두 가지 소기의 성과를 얻어냈을 것이다. 덧붙여 가람은 사건 당시 남민희의 심리상태를 나름대로 그려낸다. 이른 아침 남민희가 전신타월을 걸치고 막 욕실을 나온다. 음악을 틀어놓고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을 .. 2022. 3. 25.
로즈파피(Rosepoppy) (제 11회) 그녀 이름으로 검색해서 나온 사건들 중 맨 처음 건은 의붓아버지의 화재로 인한 사망이었다. 전혀 관련이 없을 듯해 보인다. 의붓아버지의 생명보험 가입, 집을 화재 보험에 가입한 것까지는 그녀가 보험사에 있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당연하게 여겨진다. 하지만 문제는 보험금의 수혜자가 어머니도 아닌 그녀였던 점이다. 그러나 경찰수사결과 화재사고에 별 다른 특이점이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하므로 이 부분은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다음 그녀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선계윤실종사건이다. 겨우 20대 초반의 나이었어도 그녀는 나름 큰돈을 모아두었다. 보험회사에 입사한 뒤 주식에 눈을 뜬 이후 의붓아버지 사망과 집의 화재로 챙긴 보험금으로 과감히 투자했다. 영리하기도 한데다가 투자 감각이 남달랐고 운도 기막히게 따라주어 단 .. 2022. 3. 25.
로즈파피(Rosepoppy) (제 7회) 두 사람은 마고도에게 조용진조사에서 제가람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방문이 있었음을 보고했다. 마고도는 가람에게 실제 조용진을 방문했었는지 여부와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사무실로 오도록 했다. “조용진이라는 사람 알고 있지요?” 마고도는 가람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주시하면서 물었다. 가람은 질문을 받았을 때 머뭇거림 없이 대답했다. “그는 이제 저세상사람인데도 찾아내셨네요. 한 달 전쯤인가 남회장과 관련한 정보를 캐보려고 갔었습니다. 그런데 찾아간 날 아무런 소득이 없어 다음 날 다시 갔더니 식중독사했다고 하더라고요. 찜찜했지만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라고 여겨 그 사람에 대해서는 더 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 말을 하면서 가람은 조용진과 대면 당시를 떠올리고 있었다. 조용진이라는 존재를 알아내고는.. 2022.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