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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23

꽃은 말이 없어도 꿀을 많이 간직하고 달은 담장을 넘지 않고도 깊은 방에 찾아들 수 있다. (염빙 바이러스 (제8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6. 소행성 - 에피소드1(계속) 형제 창곤과 병곤은 띠 동갑이었다. 두 형제는 12년 터울이 짐에도 불구하고 친구처럼 지냈고 형제애 또한 아주 강했다. 창곤의 아래에는 여동생이 둘이나 있었지만 병곤이 태어나기도 전에 불행히도 모두 병사했다. 고등학교에 럭비부가 있어 가입하고 꽤나 몰입했다. 그렇다고 성적이 안 좋은 것도 아니어서 단번에 명문대학에 들어갔다. 창곤이 대학에 들어가고 난 뒤 이제 갓 초등학생이 된 병곤이 형에게 궁금한 듯 물었다. 까만 윤기가 흐르는 머리가 이마의 눈썹 바로 위까지 가지런히 내려와 있던 병곤은 양간 쌍꺼풀이 진 눈에다 속눈썹이 길게 나있어서 계집아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모습은 성장했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머리모양새만 어른.. 2022. 12. 25.
그 자리에는 바로 소행성이 있어요 (염빙 바이러스 (제7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5. 대치(계속) 그 뒤 수 시간이 지났을 때 서쪽 해상에서 중국의 함정이 나타났고 동쪽 해상으로부터는 일본의 구조선과 조사선이 나타나는 모습이 보였다. 좌초당한 원양어선은 일본국적인 것 같았다. 중국 군함은 아마 이 부근 해역을 지나던 선박들이 뜬금없는 빙하의 존재에 놀라 자국에 보고함에 따라 이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함일 터였다. 어쩌면 그들 역시 빙하에 대한 소유권 조치를 하기 위한 출동일 수도 있었다. 이를 증빙이라도 하듯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각기 해빙의 주변에 자리를 잡고 나름대로 조사에 나섰다. 한국 함정에서 그들에게 경고하였지만 코웃음을 치며 빙하에 오르려 시도했다. 대부분 실패하였고 일부 사람들이 빙원에 오르는데 성공하기는 하였지만 그들 역시 똑 같은 전.. 2022. 12. 23.
그렇다면 심해의 호극성 박테리아가 유빙을 만든 정체일까요? (염빙 바이러스 (제6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4. 추측(계속) “맞아! 어째든 너하고 예전처럼 거나하게 취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그래 되었다. 그건 그렇고 화물선을 좌초시켰다는 그 빙하를 너는 어떻게 생각 하냐? 극해도 아니고 아열대 지역 바다에 말이야.” “글쎄다. 가끔 빙하에 대한 뉴스나 기사를 보긴 했지만 사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연구개발 때문에 그리 관심을 갖지 않아서 뭐라 얘기할 게 없네 그려. 그래도 넌 민완기자라 소문도 났고 했으니 정보도 많을 거고 또… 유별난 소식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런 소리하지 마라, 민완은 무슨 민완? 그런 말 때문에 죽을 둥 살 둥 했었던 게 수도 없이 많았는데… 좌우지간 별 것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돌아와서 보니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들.. 2022. 12. 21.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예전 일들은 과감히 털어버려라! (염빙 바이러스 (제5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3. 구조 활동(계속) 곧바로 완전무장을 한 다섯 명의 구조요원들이 탄 구명정이 내려지고 빙야의 가장자리로 달려갔다. 다음 구명정으로 투입될 예정인 정호는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구명정이 다가간 순간 거센 파랑이 닥치는 바람에게 하마터면 구명정이 뒤집힐 뻔 했으나 위기를 넘기고 일단은 가장자리에 바싹 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구명정이 너무 흔들리는 통에 도저히 해빙에 올라탈 수 없었다. 높은 파도와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한 대원이 잠시 흔들림이 약해진 틈을 타서 팔짝 튀어 오르더니 빙야 위로 몸을 날렸다. 미끄러지면서 그 위에 착지한 그는 고리를 손목에 감은, 양날이 뾰족한 피켈로 빙판을 찍어 몸을 고정시키려 하였으나 날카로운 날임에도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그는 손.. 2022. 12. 19.
얼음덩어리로 변해버린 선원들이라도 수습해보자고 (염빙 바이러스 (제4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3. 구조 활동(계속) “그러게 말입니다. 금강 포세이돈에서 날아온 전문은 무언가와 충돌하기는 했는데… 한데 암초는 분명 아닌 것 같다는 겁니다. 당연한 거죠, 그 항로 주변 100킬로미터 이내에는 거칠 것이 없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좌초되고 나서 배에 마구 달라붙는 것이 있었는데 마치 빙하가 배를 삼키는 것 같았답니다. 그 통보가 있고나서 얼마 후부터는 아예 연락두절입니다.” “뭐? 빙하? 무슨 요상한 소릴 하는 거야?” 임원은 어이없어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 해역 부근에 있는 선박들에게 다시 구조신호를 보내고 해경에도 확인해보도록 해! 그건 그렇다 치고 행방불명된 선원들이라도 구조해야 하니까 당장 구조선을 보내도록 해.” 구.. 2022. 12. 17.
도대체 말이 되? 중국해에서 빙산에 갇혀 좌초되었다니? 염빙 바이러스 (제3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2. 해빙(海氷)(계속) 노 웨이 아웃(No Way Out) 그런데 그들이 바다로 잠수한 지 30분이 지나도록 감감 무소식이었다. 산소통이 거의 바닥이 날 시간이었다. 세 사람 모두 사고를 당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하얗게 보이던 부분이 어느새 수면 가까이까지 부상했는데 선원들이 부리나케 선박의 모든 주변을 조사해보니 사방이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선체의 아랫부분에서 쩡쩡대는 강한 울림이 일기 시작했다. 기겁하여 아래를 자세히 살펴보던 선원들은 다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아무리 보아도 얼음덩어리였다. 뜻하지 않게 배를 좌초시킨 것이 다름 아닌 얼음이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천지개벽할 노릇이란 말인가? 마치 북극해의 해빙.. 2022. 12. 15.
그는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하던 중 움찔했다.(염빙 바이러스 (제1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1. 프롤로그 멀지 않은 미래. 동중국해의 북단에서 남중국해에 맞닿은 지점까지 걸쳐 있는 거대한 섬.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동서로 최대 700여 킬로미터, 남북으로 최대 1,000여 킬로미터에 달하고 있었고 남북으로 다소 길쭉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전체 면적은 56만 평방킬로미터였다. 한, 중, 일 삼국이 1/3씩 균등분할 점유하고 있는데 각국의 면적은 19만여 평방킬로미터였다. 이는 한반도면적에 조금 못 미치고 남한면적의 거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섬의 북단으로부터 남쪽 방향으로 4/7지점에 이르는 북부는 한국에 그리고 나머지 지역은 동서로 반반씩 중국과 일본에 속해있었다. 신세계는 드문드문 20~30여 미터의 낮은 구릉들이 형성되어 있었으나 한.. 2022.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