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배박사10 너희들이 지금은 의기양양하지만 내 야심은 절대로 꺾을 수 없어! (DH바이러스(제17회)) 연기처럼 사라진 사이영 9(계속) 두 사람은 야간투시경을 쓰고 적을 확인해가면서 기술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실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처음에는 완강하게 저항하던 조직원들이 속속 항복하면서 진압이 되어 갈 무렵이라 쉽게 침투할 수 있었다. 두어 놈이 틈새에서 코를 막고 숨어 있다가 엉겁결에 총을 겨누었다. 두 사람은 신속하게 그들의 총을 날려버리고 제압했다. 건물의 반쪽은 완전 밀폐되어 있었다. 구석에 있는 출입문을 찾아냈다. 문을 열어젖힌 다음 잠시 경계하다가 안으로 들어가서 컴컴한 내부를 훑어보았다. 흰 가운을 입은 10명 정도의 사람들이 빈틈으로 기어들어오는 최루가스를 피하기 위해 손수건 등으로 코를 가리고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투시경을 벗고 마고도가 불을 켜는 사이 오장.. 2022. 11. 25. 나는 이것을 잠정적으로『DH바이러스』라고 명명했어. (DH바이러스(제10회)) 묘한 순간에 드러난 마고도와 박단미의 과거사 6 며칠 뒤였다. 그날은 심상치 않은 점이 있어 늦게까지 동향을 살피다가 별 소득 없이 철수했다. 교통 정체가 여전히 풀리지 않아 복잡하자 우회하는 도로를 택했다. 가로등의 불빛은 흐릿했으나 통행하는 차량이 별로 없어 시원스레 달릴 수 있었다. 상쾌한 기분으로 가고 있는데 저만치 반대편 차선에서 오고 있는 거대한 트럭이 왠지 심상치 않게 느껴졌다. 최대한 거리를 두려고 맨 우측 갓 차선에 붙는 데 급작스럽게 트럭이 중앙차선을 넘어 더욱 가속하면서 정면으로 달려왔다. 바로 뒤 따라 오던 차가 놀라서 반대편 차선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달려온 차와 정면충돌하고 말았다. 마고도는 재빠르게 최대한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으나 무지막지한 속도로 달려온 트럭이 승용차 뒤 부문을.. 2022. 11. 11. 맞아! 바로 그거야! 그 놈이라면 바로 양휘윤이다. (DH바이러스(제9회)) 진초희가 간직하고 있는 마고도와의 추억은? 5(계속) 깊은 마음의 상처가 아무는 것은 아니었지만 외견적으로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김사장이 남자를 만나보지 않겠느냐는 뜻하지 않은 제의를 해왔다. 모 그룹의 회장인데 나이는 조금 많아도 건강하고 아주 이해심이 많은 분이라고 했다. 그림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 그를 안지 20여년 가까이 되었다고 했다. 제의를 받고 고민하다가 이젠 과거를 묻어둘 때도 되지 않았나 싶어 그 사람을 만났다. 그는 태양그룹의 오연근회장이었는데 첫눈에 자신에게 반한 것 같았다. 진초희는 한참동안을 망설였으나 오회장의 사람 됨됨이와 그의 적극적인 구애로 마음이 움직여 그에게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그로 인해 유리배를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앞 뒤 가리지 않고 이 사실을 김경진에게 말했었.. 2022. 11. 9. 예기치 않게 현대판 티토노스가 탄생하는 거 아니겠어? (DH바이러스(제8회)) 한 꺼풀씩 벗겨져가는 실종사건 추적 5 경찰서로 돌아오면서 마고도는 생각에 골똘했다. 유리배의 연구목적을 밝혀내고 나니 진초희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중 오회장이 했다는 잠꼬대가 자꾸 가시처럼 걸렸다. 분명 임종이란 단어가 자신의 사전에서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비록 잠꼬대이기는 했지만 매우 의미심장한 말 아닌가. 양휘윤에게서 발견된 별종의 인자와 특이한 체질 등으로 감안해볼 때 이 말이 예사스럽지 않았다. 문제는 양휘윤이 같은 나이인 신만오보다 젊어 보이지 않는 점이다. 이는 그가 여느 사람처럼 늙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즉, 자가 치유기능이라든가 나아가서 불사 기능을 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별종의 특이인자가 불로의 기능까지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유리배박사의 연구목적이 확연하게 드러나긴 했는데 말이야…” .. 2022. 11. 7. 그것으로 끝날 리 없었을 텐데요. (DH바이러스(제6회)) 계속적으로 드러나는 연결고리 4(계속) 말을 끊은 양휘윤은 유리배라는 의사가 자신의 얘기를 듣고 나더니 당혹한 표정을 짓더라고 했다. 입장을 바꿔 보더라도 그렇지 않겠냐면서 낄낄댔다. 마고도는 유리배가 꼭 황당무계한 것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리어 당장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도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 확신한 마고도가 물었다. “그 정도에서 끝날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혹 그 뒤 만난 사람은 없었습니까?” 양휘윤은 왜 없었겠느냐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검진 후에 별다른 소식이 없자 안심은 되면서도 아쉽기는 했다. 돈 되는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기대했던 때문이다. 사고를 당하고 깨어날 무렵 엘리베이터와 같은 공간에서 화려한 세상으로 나왔던 장면이 자.. 2022. 11. 5. 화려한 유람선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꿈까지 꾸었으니 (DH바이러스(제6회)) 유박사와의 연결고리 인물 양휘윤의 희한한 경험담 4 이튿날 원효로1가 주택가에 위치한 빌라 3층의 양휘윤 집으로 갔다. 여러 번 벨을 눌러도 응답이 없었다. 옆집 주인에게 물어보니 혼자 사는 것 같은데 일주일이 넘도록 기척이 없었다고 했다. 낌새 - 그게 무언지 감이 명확하게 잡히지는 않지만 - 를 알아채고 잠적한 것 같았다. 걸어내려 오다 마고도가 우뚝 섰다. “당진병원으로 문병 와서 퇴원 수속하고 함께 나갔다는, 누구냐? 아! 신만오라는 사람 있잖아?”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장석이 수첩을 꺼내어 주소를 확인했다. 효창역부근 경의선 공사장 너머 삼거리 코너에 동네수퍼라는 가게가 보였다. 오장석이 음료수를 사면서 나이께나 든 남자에게 신만오씨 되느냐고 물었다. 오장석은 그의 얼굴에 경계심이 어리는 것.. 2022. 11. 3. 임종(臨終)이란 단어는 이제 내 사전에는 없어. (DH바이러스(제5회)) 묘한 검진 환자 3(계속) 행방불명되기 한 달 전쯤이었다. 유리배가 매우 들떠있는 것 같았는데 우연히도 오회장 역시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그즈음 회장이 술에 만취되어 밤늦게 귀가했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었으나 그토록 마신 것은 처음 보았다. 기분도 좋고 부회장이 하도 술을 권해 어쩔 수 없이 마셨다고 했다. 잠자리에 든 지 얼마 안 되어 그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깼다. ‘임종(臨終)이란 단어는 이제 내 사전에는 없어.’ 뜬금없는 잠꼬대에 픽 웃음이 나왔으나 그의 기분이 어땠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얼마 못가 유리배의 표정은 침울하게 변했다. 왜 그러는지 물어보았더니 생각지도 않은 일이 드러났기 때문에 고민 중이라고만 했다. 곧 해결될 것이라고 해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일이 있은 .. 2022. 11. 1.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작은 바위를 여 라 부른다고 하던데… (DH바이러스(제4회)) 진지한 진술 2(계속) 문앤썬 갤러리에서 나오면서 오장석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갤러리 사장 말하는 투로 봐서는 진초희와 결혼한 남자가 상당한 유명인사거나 거부라도 되나보죠? 그렇다면 나라도 그림 그리는 걸 접겠네요. 남자가 그 정도 신분이라면, 뭐가 아쉽겠어요?” “그럴까? 내가 보기에 진초희라는 사람은 그림을 그리게 된 깊은 사연이 있는 것 같아. 절망과 뒤섞인 기다림이랄까, 암튼 그런 거… 헌데 그만 자포자기 상태가 되지 않았을까? 누군가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보고는 다소간이나마 자신의 마음을 의지할 사람으로 보여 결혼했겠지만… 허전한 마음을 다 채우지는 못했을 거야. 지금도 남편 몰래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몰라.” “참, 팀장님은 가끔 무슨 심리분석가처럼 보인다니까요.” 오장석의 말.. 2022. 10. 30.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