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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위16

여기 적힌 먹빛이 희미해질수록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35회))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초월하다. 41. 경찰병원(계속) 이 때 문이 열리며 귀부인 한 분이 들어 왔다. 윤경위가 반가워하며 큰 소리로 불렀다. "엄마! " 부인이 침상으로 급히 가면서 책망 아닌 책망을 해대었다. "아이구 난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계집애가 그렇게 천방지축 날뛰더니 내 언젠간 이럴 줄 알았다." 가리은이 그 부인을 향해 절하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가리은이라고 합니다. 윤경위님 쫄따구죠." 부인이 그제야 그의 존재에 대해 알아차리고 멋쩍게 인사했다. "아예. 정신없어 못 알아 뵜네요. 제 딸년 때문에 폐가 많습니다."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제가 제대로 보좌 못한 탓인데요." 뒤통수를 긁으며 윤경위에게 '그만 가보겠다'고 하자 부인이 일어서면서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 2022. 8. 9.
연인보다 더한 사람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33회)) 범인과의 사투 40. 추격 두 사람은 급하게 직원이 알려준 지점으로 향했다. 지하철역은 아무도 없이 텅빈 채 불빛만이 고요함을 지켜보고 있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여 개찰구 및 대합실 등에는 경찰들이 곳곳에 경비를 서고 있지만 플랫트홈은 범인이 전동차에 위해를 가할 지도 모른다는 판단에서 배치하지 않았다. 점차 멀어지는 지하철 정류장의 불빛을 뒤로 하고 희미하게 비치는 터널내의 불빛 속으로 조심스럽게 가리은과 윤경위가 걸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터널 벽면에 이리 저리 그들의 그림자가 어리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역 방향에서 왼쪽 벽면에 붙어 윤경위가 권총을 들고 움직이고 있었고, 오른 쪽 벽면으로는 가리은이 경찰봉을 들고 전진하고 있었다. 둘 다 소리를 죽이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이어갔.. 2022. 8. 3.
전동차 탈취범인의 꼬리를 잡다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32회)) 범인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추적하는 두 사람 38. TV중계 한 전철역 출입구 앞에서 이를 배경으로 기자가 폭주 전동차 사건을 특보로 중계하고 있었다. '지금 지하철에서는 미증유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괴한이 지하철 통제 시스템을 장악하고 수많은 시민이 타고 있는 전동차 한대를 볼모로 거액의 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도시철도공사는 어떤 경로로 시스템이 장악되었는지 전혀 파악을 하지 못한 채 전전긍긍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기자의 멘트가 끝나자 TV카메라에는 스튜디오의 앵커가 나오면서 속보를 진행했다. ‘방금 탈취된 전동차 내에서 보낸 휴대폰 영상통화가 연결되었는데요, 통화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상 휴대폰에 나타난 20대 초반의 여자와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여보세요? 유비에스 방송입니다. .. 2022. 8. 2.
긴박한 범인차량의 추적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31회)) 묘연히 사라진 범인 37.폭주 전동차(2) 박스차의 내부는 컴퓨터 기기 및 통신장비들도 가득찬 골방과도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가끔 흔들리면서 천정의 불빛도 덜렁댔다. 윤경위와 가리은이 헤드폰을 끼고 나란히 앉아서 모니터를 감시하면서 얘기를 주고받았다. 가리은이 궁금한듯 물었다. "이 녀석은 어떤 스타일일까요?" "제가 제일이라는 자만심에 푹 빠져 있는 우물 안 개구리?" "해커들은 나름 순수한 데가 있는데, 이 녀석은 변종 같네요." "어찌보면 양치기 소년이 순진하게 보이겠지만 실제적으로는 엄청난 악질이라 볼 수 있어요. 심심풀이지만 당하는 사람의 시간적 낭비와 마음의 상처를 생각하지 못하는 ……." "우물 안 개구리가 일을 저지르면 못 말리는 경우가 많지요." "그렇지요! 잠깐!" 그러면서 윤경.. 2022. 7. 31.
누군가에게 장악된 전동차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30회)) 먹통이 된 전동차운행 시스템 36. 폭주 전동차(1) 지하철 플랫폼에는 전철을 타기 위해 스크린 도어 앞에 승객들이 두세 사람씩 줄지어 서있었다. 전철이 도착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면서 스크린 도어 좌측으로 전동차의 불빛이 비췄다. 서서히 진입하여 거의 정지해가는 전동차. 그러나 완전히 멈추지 않고 앞으로 미끄러지듯 하더니 정차할 위치를 지나치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멈추지 않고 점점 속도를 내면서 스크린도어 안쪽을 그대로 지나쳐갔다. 모두를 어안이 벙벙하여 지나치는 전동차를 바라보는 사람들. 빠르게 지나가는 전동차 흐름으로 내부의 모습도 흩어져 보였다. 사람들이 어처구니없어 하며 떠들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욕설까지 들렸다. 여기는 종합사령실 상황실. 무정차 통과한 기관사의 목소리가 사령실에 울려 퍼졌다... 2022. 7. 29.
당돌했던 섀도우 가리은의 어린 시절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28회)) 불유괴수와의 싸움 (3) 33. 솜털 차단 작업 (계속) 한 시간 가량 달려온 이들 차량들이 불유괴수 주변의 철판벽채용 철제빔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나란히 정차했다. 크레인 차량이 트럭에서 직경이 매우 큰 쇠파이프를 내리자 작업자들이 그것을 괴수 방향으로 약간 경사지게 세웠다. 거대한 해머를 장착한 차량이 쇠파이프를 박기 시작했다. 길이가 5미터 정도 되는 파이프를 연달아 여러 개를 박아넣은 다음 표면에 '중화제'라고 적혀 있는 유조탱크에서 파이프를 그 곳으로 연결했다. 물이 흐르는 소리가 한동안 들렸다. 그 작업과정에도 불유괴수는 아는지 모른지 솜털을 계속 날리고 있었다. 한 탱크의 계량기에 빈 상태가 표시되면 다른 탱크로 연결하여 계속 중화제를 파이프에 연결하여 흘려보냈다. 그런데 갑자기 진동이 시작.. 2022. 7. 24.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23회) 환골탈태 27. 진술(3) 계속 침울하게 자신의 과거를 얘기하던 가리은이 다소 밝은 표정으로 변했다. "인간은 더 이상 물러설 자리가 없을 때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고 하데요. 원치 않았지만 결과적으로는 스스로 추악한 세계로 끼어들게 된 사실 자체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살고자 하는 동기가 잘못된 방법을 정당화하는 데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그런데 그걸 알면서도 그것을 정당화 시켰고, 이왕지사 이렇게 된 바에야 이 세계에서 절대적인 존재가 되자고 했던 겁니다. 누군가는 '거짓말이 없다면 진실은 낙담과 권태로 죽을 지경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고 하죠. 그러나 나는 항상 이 말을 ['불행'의 순간이 없다면 '행복'한 시간들은 너무도 지겹게 느껴질 것이다'] 라고 바꾸어 생각해요." 그러.. 2022. 7. 14.
파이토레이드(PHYTORAID) (제22회) 묘한 입씨름 (계속) 26. 진술(2) 계속 그러자 갑자기 가리은이 핏대를 올렸다. "그렇다고 내가 양심과 의식구조에 대한 개념을 개뼈다귀처럼 내팽개쳐버린 것은 아니라구요. 거기에 대해 반론을 제기해보라고 한다면 아마 한 시간 가지고도 부족할 겁니다." 그러나 이내 수그러들면서 말투가 다시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내가 자라왔던 환경이 어떠했는지를 모르니 그렇게 얘기하는 거라 보고 내가 한 수 접고 말죠." 윤경위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참말로!" 그러나 죄인답지 않은 묘한 인간과 대화하는 기분이었다. 또한 순진하기조차 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오늘 내가 대단한 인물을 만난 거 같군요. 그건 그렇고 그 외의 건은?" "아 그런데 증권거래소 건은 절대로 제가 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나.. 2022. 7.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