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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달빛 속에 피어나는 꽃 (별의 눈물(제28회)) 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73. 들판 / 오후, 해질녘, 밤 어딘가 넓게 펼쳐진 들판. 나른한 햇빛이 가득하다. 다소 환상적인 분위기. 가끔씩 불어오는 산들바람. 드문드문 길쭉한 마른 억새풀이 사각거린다. 파란 풀들과 들꽃들이 바람의 흐름에 따라 출렁인다. 들판을 가로질러 가볍게 뛰어가는 해조를 뒤쫓는 제리의 모습이 롱숏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습이 천천히 클로즈업 된다. 해조를 따라잡은 제리가 숨을 고르며 그녀의 손을 잡는다. 제리 헉헉.. 아니 어찌도 그리 빨라? 마치 미끄러지듯 가네.. 해조 (장난기) 요즘 일 때문에 제리님이 많이 지치셨나 보다.. 제리 하하.. 그건 절대 아닌데.. 근데 말이야, 여기가 꼭 무드 오르간으로 경험했던 그 들판 같아! 해조 시뮬라크르는 현실의 복제물이라 했으니.. 2022. 12. 18.
얼음덩어리로 변해버린 선원들이라도 수습해보자고 (염빙 바이러스 (제4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3. 구조 활동(계속) “그러게 말입니다. 금강 포세이돈에서 날아온 전문은 무언가와 충돌하기는 했는데… 한데 암초는 분명 아닌 것 같다는 겁니다. 당연한 거죠, 그 항로 주변 100킬로미터 이내에는 거칠 것이 없거든요. 그런데 말입니다, 좌초되고 나서 배에 마구 달라붙는 것이 있었는데 마치 빙하가 배를 삼키는 것 같았답니다. 그 통보가 있고나서 얼마 후부터는 아예 연락두절입니다.” “뭐? 빙하? 무슨 요상한 소릴 하는 거야?” 임원은 어이없어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말도 안 되는 일이야. 그 해역 부근에 있는 선박들에게 다시 구조신호를 보내고 해경에도 확인해보도록 해! 그건 그렇다 치고 행방불명된 선원들이라도 구조해야 하니까 당장 구조선을 보내도록 해.” 구.. 2022. 12. 17.
그 사람한테 해준 얘기가 한 치 오차 없이 먹혀들었네! (별의 눈물(제27회)) 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68. 집 내부 / 밤 어둑한 실내에서 달빛이 비치는 정원을 멍하니 바라보는 제리가 나타난다. 전혀 생기 없는 눈. 이때 현관문 자물쇠가 열리는 철컥 소리 들리고.. 동시에 제리가 용수철 튕기듯 튀어 나간다. 문이 열리며 나타나는 해조. 현관의 불빛에 보이는 밝은 표정. 그녀를 덥석 포옹한 채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제리. 제리 (목이 메어) 난..난.. 돌아오지 못할까 봐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 몰라.. 이렇게 살아 돌아와 주어 너무 고마워. 해조 (미소를 머금은 눈에 눈물 글썽이며) 죄송해요.. 제리님 마음 고생하는 걸 뻔히 알면서도 어쩔 수 없었어요. 제리 그런 건 아무렇지도 않아~~ 그녀를 이끌고 거실로 들어오며 스위치를 올리자 밝아지는 내부. 그녀를 소파에 앉힌다. .. 2022. 12. 16.
도대체 말이 되? 중국해에서 빙산에 갇혀 좌초되었다니? 염빙 바이러스 (제3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2. 해빙(海氷)(계속) 노 웨이 아웃(No Way Out) 그런데 그들이 바다로 잠수한 지 30분이 지나도록 감감 무소식이었다. 산소통이 거의 바닥이 날 시간이었다. 세 사람 모두 사고를 당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 하얗게 보이던 부분이 어느새 수면 가까이까지 부상했는데 선원들이 부리나케 선박의 모든 주변을 조사해보니 사방이 마찬가지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선체의 아랫부분에서 쩡쩡대는 강한 울림이 일기 시작했다. 기겁하여 아래를 자세히 살펴보던 선원들은 다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아무리 보아도 얼음덩어리였다. 뜻하지 않게 배를 좌초시킨 것이 다름 아닌 얼음이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천지개벽할 노릇이란 말인가? 마치 북극해의 해빙.. 2022. 12. 15.
뭣 때문에 남 여자 뒷조사는 하고 다녀! (별의 눈물(제24회)) 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65. 집 내부 거실. 해조가 욕실에서 세탁물을 가지고 나오는 도중 바구니를 떨어트린다. 머리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비틀거리며 침실로 들어간다. 침실로 장면 전화되면.. 침대에 누어서 연신 심호흡을 하고 있는 해조. 그녀의 발목이 클로즈업 되면.. 눈에 띌 듯 말듯 한 실금이 조금씩 나타나는 모습이 보인다. 이것이 점점 다리로 번진다. 흠칫하여 손을 뻗어 다리를 만져보다 벌떡 일어나는 해조. 치마를 들치니 허벅지까지 번져 오르고 있다. 해조 (혼잣말) 설마, 설마 했는데.. 역시나 무사히 넘어 가주지 않네. 아무래도 완벽하게 갈무리를 하고 와야겠어. 일단 응급조치를 하자. (시간 경과) 해조의 하반신이 나타나고 다리부분이 클로즈업 되면.. 평소와 다름없는 하얗고 매끄러운.. 2022. 12. 14.
왜 사고가 날 까닭이 없는 곳에서 돌발 상황이 벌어졌을까? (염빙 바이러스 (제2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2. 해빙(海氷) 뜻하지 않은 좌초 현재의 동중국해. 2만 톤급 일반 화물선인 ‘금강 포세이돈’호는 유럽지역으로부터 수입화물을 가득 싣고 부산항으로 향하고 있었다. 봄이 서서히 무르익어가고 있는 4월의 하늘은 쾌청하였고 바다물결도 비교적 잔잔하여 항해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날이었다. 기상예보도 배가 항구에 도착할 때까지는 아무런 지장이 없음을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에 누구랄 것 없이 머지않아 지루했던 항해를 마치고 그리운 가족들과 만난다는 생각에 약간 들뜬 기분으로 이 평온한 항해를 즐기고 있었다. 아스라이 멀리 수평선에는 조업을 하고 있는 어선 선단들의 모습이 점점이 보이다가 그 너머로 사라져 갔다. 선박이 동중국해의 중심해역에 이르렀을 즈음 백색의 사관복장을 단정하.. 2022. 12. 13.
해조가 이 세상사람 같지 않다고 했다면서? (별의 눈물(제23회)) 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63. 집 정원 / 오전(계속) 제리 (해조 손을 잡으며) 아니 여기가 어디야? 마치 앨리스 마냥 이상한 나라로 들어 온 것 같아. 눈은 어디로 사라지고.. 해조 깔깔깔., 그건 제리님이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어요. 해조가 제리를 포옹하고 뜨거운 키스를 퍼붓는다. 눈을 감고 흥분에 휩싸여 가는데.. 아지랑이처럼 흔들거리는 속에서 한 몸이 된 것처럼 보이는 두 사람과 오버랩 되어.. 내리는 눈 속에 서있는 두 사람이 나타나고 화면 정상으로 돌아온다. 눈발을 느끼고 눈을 뜨는 제리가 또 놀란다. 제리 어느새 제자리로 왔네? 해조 깔깔깔.. 방금 제리님과 저는 저의 전생에 갔다 온 거여요. 제리 정말? 아니 어떻게? 무슨 마법이라도 쓴 거야? 해조 마법이라니요? 그냥 믿음만 있.. 2022. 12. 12.
그는 천체망원경으로 밤하늘을 관찰하던 중 움찔했다.(염빙 바이러스 (제1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1. 프롤로그 멀지 않은 미래. 동중국해의 북단에서 남중국해에 맞닿은 지점까지 걸쳐 있는 거대한 섬.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동서로 최대 700여 킬로미터, 남북으로 최대 1,000여 킬로미터에 달하고 있었고 남북으로 다소 길쭉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전체 면적은 56만 평방킬로미터였다. 한, 중, 일 삼국이 1/3씩 균등분할 점유하고 있는데 각국의 면적은 19만여 평방킬로미터였다. 이는 한반도면적에 조금 못 미치고 남한면적의 거의 2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섬의 북단으로부터 남쪽 방향으로 4/7지점에 이르는 북부는 한국에 그리고 나머지 지역은 동서로 반반씩 중국과 일본에 속해있었다. 신세계는 드문드문 20~30여 미터의 낮은 구릉들이 형성되어 있었으나 한.. 2022.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