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H바이러스24 예기치 않게 현대판 티토노스가 탄생하는 거 아니겠어? (DH바이러스(제8회)) 한 꺼풀씩 벗겨져가는 실종사건 추적 5 경찰서로 돌아오면서 마고도는 생각에 골똘했다. 유리배의 연구목적을 밝혀내고 나니 진초희로부터 들었던 이야기 중 오회장이 했다는 잠꼬대가 자꾸 가시처럼 걸렸다. 분명 임종이란 단어가 자신의 사전에서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비록 잠꼬대이기는 했지만 매우 의미심장한 말 아닌가. 양휘윤에게서 발견된 별종의 인자와 특이한 체질 등으로 감안해볼 때 이 말이 예사스럽지 않았다. 문제는 양휘윤이 같은 나이인 신만오보다 젊어 보이지 않는 점이다. 이는 그가 여느 사람처럼 늙어간다는 것을 뜻한다. 즉, 자가 치유기능이라든가 나아가서 불사 기능을 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별종의 특이인자가 불로의 기능까지 하지 않을 것 같았다. “유리배박사의 연구목적이 확연하게 드러나긴 했는데 말이야…” .. 2022. 11. 7. 그것으로 끝날 리 없었을 텐데요. (DH바이러스(제6회)) 계속적으로 드러나는 연결고리 4(계속) 말을 끊은 양휘윤은 유리배라는 의사가 자신의 얘기를 듣고 나더니 당혹한 표정을 짓더라고 했다. 입장을 바꿔 보더라도 그렇지 않겠냐면서 낄낄댔다. 마고도는 유리배가 꼭 황당무계한 것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리어 당장은 밝혀지지 않았다 해도 연구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 확신한 마고도가 물었다. “그 정도에서 끝날 일이 아닌 것 같은데요. 혹 그 뒤 만난 사람은 없었습니까?” 양휘윤은 왜 없었겠느냐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검진 후에 별다른 소식이 없자 안심은 되면서도 아쉽기는 했다. 돈 되는 일이 생길지 모른다고 기대했던 때문이다. 사고를 당하고 깨어날 무렵 엘리베이터와 같은 공간에서 화려한 세상으로 나왔던 장면이 자.. 2022. 11. 5. 화려한 유람선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꿈까지 꾸었으니 (DH바이러스(제6회)) 유박사와의 연결고리 인물 양휘윤의 희한한 경험담 4 이튿날 원효로1가 주택가에 위치한 빌라 3층의 양휘윤 집으로 갔다. 여러 번 벨을 눌러도 응답이 없었다. 옆집 주인에게 물어보니 혼자 사는 것 같은데 일주일이 넘도록 기척이 없었다고 했다. 낌새 - 그게 무언지 감이 명확하게 잡히지는 않지만 - 를 알아채고 잠적한 것 같았다. 걸어내려 오다 마고도가 우뚝 섰다. “당진병원으로 문병 와서 퇴원 수속하고 함께 나갔다는, 누구냐? 아! 신만오라는 사람 있잖아?”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장석이 수첩을 꺼내어 주소를 확인했다. 효창역부근 경의선 공사장 너머 삼거리 코너에 동네수퍼라는 가게가 보였다. 오장석이 음료수를 사면서 나이께나 든 남자에게 신만오씨 되느냐고 물었다. 오장석은 그의 얼굴에 경계심이 어리는 것.. 2022. 11. 3. 임종(臨終)이란 단어는 이제 내 사전에는 없어. (DH바이러스(제5회)) 묘한 검진 환자 3(계속) 행방불명되기 한 달 전쯤이었다. 유리배가 매우 들떠있는 것 같았는데 우연히도 오회장 역시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그즈음 회장이 술에 만취되어 밤늦게 귀가했다. 술을 좋아하는 편이었으나 그토록 마신 것은 처음 보았다. 기분도 좋고 부회장이 하도 술을 권해 어쩔 수 없이 마셨다고 했다. 잠자리에 든 지 얼마 안 되어 그가 중얼거리는 소리에 깼다. ‘임종(臨終)이란 단어는 이제 내 사전에는 없어.’ 뜬금없는 잠꼬대에 픽 웃음이 나왔으나 그의 기분이 어땠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얼마 못가 유리배의 표정은 침울하게 변했다. 왜 그러는지 물어보았더니 생각지도 않은 일이 드러났기 때문에 고민 중이라고만 했다. 곧 해결될 것이라고 해서 더 이상 묻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 일이 있은 .. 2022. 11. 1. 물에 잠겨 보이지 않는 작은 바위를 여 라 부른다고 하던데… (DH바이러스(제4회)) 진지한 진술 2(계속) 문앤썬 갤러리에서 나오면서 오장석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갤러리 사장 말하는 투로 봐서는 진초희와 결혼한 남자가 상당한 유명인사거나 거부라도 되나보죠? 그렇다면 나라도 그림 그리는 걸 접겠네요. 남자가 그 정도 신분이라면, 뭐가 아쉽겠어요?” “그럴까? 내가 보기에 진초희라는 사람은 그림을 그리게 된 깊은 사연이 있는 것 같아. 절망과 뒤섞인 기다림이랄까, 암튼 그런 거… 헌데 그만 자포자기 상태가 되지 않았을까? 누군가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보고는 다소간이나마 자신의 마음을 의지할 사람으로 보여 결혼했겠지만… 허전한 마음을 다 채우지는 못했을 거야. 지금도 남편 몰래 계속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몰라.” “참, 팀장님은 가끔 무슨 심리분석가처럼 보인다니까요.” 오장석의 말.. 2022. 10. 30. 출처를 알 수 없는 돈거래라. 굉장한 실마리 하나 건졌어!(DH바이러스(제3회)) 아니 뭐, 누가 유부녀랍디까? 2(계속) 마고도가 무심히 이 말을 던지고 주방 쪽으로 가자 오장석은 실실거리며 침실로 들어갔다. 거실을 들러보던 마고도는 침실에서 오장석의 밝은 목소리가 들려와 곧바로 그리로 갔다. 오장석이 두 개의 통장을 흔들어 보였다. 침상 옆 탁자가 열려있었다. 급여수령용과 별도의 통장이었다. 조사해보니 별도 통장에는 지난 1년간 현금이 주기적으로 입금되었다가 현금으로 인출되는 것이 반복되었다. 세 번은 평상시의 몇 배가 넘는 금액이 가외로 입금되기도 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돈거래라… 굉장한 실마리 하나 건졌어. 짱돌!” 오장석에게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이며 마고도는 거실 건너편의 서재로 갔다. 창가의 책상과 그 앞에 있는 앉은뱅이 장탁자를 살펴본 다음 책들이 빼곡히 꽂혀있는 책.. 2022. 10. 28. 글쎄? 단미가 내 심술보를 터트린 모양이지? (DH바이러스(제2회)) 어떤 실종사건 수사(1) 2 4개월 전 새벽 4시. 서울 교골 마을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아담한 단층집에서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불꽃이 치솟아 오르더니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워낙 폭발음이 컸기 때문에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 꽤 떨어진 주택가에서도 놀란 사람들이 집밖으로 뛰쳐나와 불길을 바라보았다. 일부 사람들은 그 쪽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소방차량 십여 대가 요란한 사이렌소리와 함께 달려와 진화작업에 나설 즈음에는 맹렬히 타올랐던 불길이 건물 대부분을 살라먹어 잿더미만 남다시피 한 상태였다. 잔 불씨에 대한 소화 작업을 끝낸 뒤 소방관들이 잔해를 뒤적이며 사람의 흔적을 찾아보았으나 발견되지 않았다. 아침햇살이 따갑게 내리쬐고 있는 서울 동남경찰서. 호리호리한 키에 넓은 어깨와 .. 2022. 10. 26. 사생결단으로 강물을 건너는 짐승의 떼처럼 무리를 지어 도로를 건너는 존재들 (DH바이러스(제1회))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나타난 의문의 사람들 1 한 밤중의 산중턱. 희끄무레한 산등성의 실루엣 속에 , 굵직굵직한 윤곽의 나무들과 군데군데 툭 불거져 나온 회색빛을 발하고 있는 바위들이 조화를 이룬 듯 어우러져있다. 그 사이사이를 스쳐 지나치는 그림자와 같은 물체들이 단속적으로 보였다 사라지고는 했다. 가끔 바람이 쏴아 소리를 내면서 부드럽게 숲을 맴돌 듯 휘몰아가고 나서 잠잠해지면 야수의 눈동자와도 같이 번득이는 안광들이 검은 장막 속에서 잔물결처럼 출렁거렸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산 아래쪽에 난 큰 도로에는 속도를 내어 달리는 자동차들의 전조등이 밝고 큰 원을 그리며 나타났다 사라지고는 했다. 얼마 후 속닥거림이 낮고 길게 이어지고 난 뒤 검은 물체들이 출렁출렁 흔들거리면서 줄줄이 산 아래로 향하기 .. 2022. 10. 24.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