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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말이 없어도 꿀을 많이 간직하고 달은 담장을 넘지 않고도 깊은 방에 찾아들 수 있다. (염빙 바이러스 (제8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6. 소행성 - 에피소드1(계속) 형제 창곤과 병곤은 띠 동갑이었다. 두 형제는 12년 터울이 짐에도 불구하고 친구처럼 지냈고 형제애 또한 아주 강했다. 창곤의 아래에는 여동생이 둘이나 있었지만 병곤이 태어나기도 전에 불행히도 모두 병사했다. 고등학교에 럭비부가 있어 가입하고 꽤나 몰입했다. 그렇다고 성적이 안 좋은 것도 아니어서 단번에 명문대학에 들어갔다. 창곤이 대학에 들어가고 난 뒤 이제 갓 초등학생이 된 병곤이 형에게 궁금한 듯 물었다. 까만 윤기가 흐르는 머리가 이마의 눈썹 바로 위까지 가지런히 내려와 있던 병곤은 양간 쌍꺼풀이 진 눈에다 속눈썹이 길게 나있어서 계집아이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 모습은 성장했을 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머리모양새만 어른.. 2022. 12. 25.
지구인으로 변했으니 그건 당연한 거 아냐? (별의 눈물(제31회)) 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79. 집 내부(계속) 해조의 강렬한 어조에 기가 팍 꺾인 사내. 사내 (나긋나긋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애원 조) 그래도 이렇게 사과할 테니 이제는 우리 별로 돌아가자~ 내가 널 찾아 다시 이렇게 왔다는 것도 생각 해줘야지.. 해조 (차분해져) 잘 알잖아! 우린 생명을 구해준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 관습을.. 사내 그건 우리끼리 얘기지. 체형이 완전히 다른 지구인과 어찌.. 해조 관계없어! 난 지구에서의 이 삶이 너무도 좋아. 더구나 제리라는 분은 나를 진실로 사랑해주고.. 게다가 그 사람과 나의 분신인 아이도 자라고 있어.. 이젠 그 분과 아이를 버리고 나의 별로 가고 싶지 않아. 그 동안 고향 별이 엄청 그립기는 했지만.. (단호하게) 이제는 더 이상 아.. 2022. 12. 24.
그 자리에는 바로 소행성이 있어요 (염빙 바이러스 (제7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5. 대치(계속) 그 뒤 수 시간이 지났을 때 서쪽 해상에서 중국의 함정이 나타났고 동쪽 해상으로부터는 일본의 구조선과 조사선이 나타나는 모습이 보였다. 좌초당한 원양어선은 일본국적인 것 같았다. 중국 군함은 아마 이 부근 해역을 지나던 선박들이 뜬금없는 빙하의 존재에 놀라 자국에 보고함에 따라 이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함일 터였다. 어쩌면 그들 역시 빙하에 대한 소유권 조치를 하기 위한 출동일 수도 있었다. 이를 증빙이라도 하듯 그들은 도착하자마자 각기 해빙의 주변에 자리를 잡고 나름대로 조사에 나섰다. 한국 함정에서 그들에게 경고하였지만 코웃음을 치며 빙하에 오르려 시도했다. 대부분 실패하였고 일부 사람들이 빙원에 오르는데 성공하기는 하였지만 그들 역시 똑 같은 전.. 2022. 12. 23.
지금 그런 얘기가 내 귀에 들어올 것 같아? (별의 눈물(제30회)) 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78. 제리의 방 내부(계속) 그러다 깜짝 놀라는 제리. 서류철을 들어내던 팔이 움찔한다. 그것을 들어내자 구석 틈에서 희미하게 점멸하고 있는 불빛. 놀라 집어 든 것은 신13에서의 장난감 같은 헬멧. 제리 (혼잣말) 여태 까마득히 잊고 있었네. 그런데 이게 뭐야? 빛이 나고 있잖아? 언제부터 이런 거지? 새삼스럽기도 하고 불빛이 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해서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잠시 생각에 잠긴다. (플래시 백) 신10에서 이상한 형태의 새를 구하는 장면. 신11에서 새가 순간적으로 사람의 모습으로 보이는 바람에 기겁을 하는 장면. 그리고 신13에서 출근하다 말고 숲으로 들어가 헬멧을 찾아내는 장면들이 연속적으로 빠르게 흘러간다. 불빛이 거의 보일 듯 말 듯 약해져 가자 실.. 2022. 12. 22.
그렇다면 심해의 호극성 박테리아가 유빙을 만든 정체일까요? (염빙 바이러스 (제6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4. 추측(계속) “맞아! 어째든 너하고 예전처럼 거나하게 취해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그래 되었다. 그건 그렇고 화물선을 좌초시켰다는 그 빙하를 너는 어떻게 생각 하냐? 극해도 아니고 아열대 지역 바다에 말이야.” “글쎄다. 가끔 빙하에 대한 뉴스나 기사를 보긴 했지만 사실 지금 진행하고 있는 연구개발 때문에 그리 관심을 갖지 않아서 뭐라 얘기할 게 없네 그려. 그래도 넌 민완기자라 소문도 났고 했으니 정보도 많을 거고 또… 유별난 소식도 있을 거 같은데?” “그런 소리하지 마라, 민완은 무슨 민완? 그런 말 때문에 죽을 둥 살 둥 했었던 게 수도 없이 많았는데… 좌우지간 별 것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돌아와서 보니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들.. 2022. 12. 21.
그럴 리 있겠어? 오늘따라 내가 왜 이러지? (별의 눈물(제29회)) 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75. 침실, 거실 / 깊은 밤 (침실) 페이드인 되면서 조용한 침실의 은은한 불빛이 나타난다. 몸을 심하게 뒤틀던 제리가 침대에서 벌떡 몸을 일으킨다. '안 돼!' 하는 외침은 입안에서만 맴돈다.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 해조가 누어있던 자리는 비어있다. 자리를 더듬다가 울상을 지으며 침대에서 튀어 내린다. (거실) 낮은 조명 아래 소파에 앉아 거실 유리문 밖을 멀거니 내다보고 있는 해조. 중얼거리고 있다. TV옆에 놓인 디지털시계가 3시를 가리키고 있다. 갑자기 침실 문이 열리며 제리가 뛰쳐나오자 흠칫 놀란다. 제리 (안도하며) 깜짝 놀랐잖아! 해조 저도 놀랐네요. 주무시다 말고 갑자기 뛰쳐나오시니.. 제리 (걱정스럽게) 근데 한 밤 중에 왜 이렇게 혼자 앉아.. 2022. 12. 20.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예전 일들은 과감히 털어버려라! (염빙 바이러스 (제5회)) 사람들은 이곳을 ‘신세계’라 불렀다. 3. 구조 활동(계속) 곧바로 완전무장을 한 다섯 명의 구조요원들이 탄 구명정이 내려지고 빙야의 가장자리로 달려갔다. 다음 구명정으로 투입될 예정인 정호는 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구명정이 다가간 순간 거센 파랑이 닥치는 바람에게 하마터면 구명정이 뒤집힐 뻔 했으나 위기를 넘기고 일단은 가장자리에 바싹 대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구명정이 너무 흔들리는 통에 도저히 해빙에 올라탈 수 없었다. 높은 파도와 실랑이를 하고 있는데 한 대원이 잠시 흔들림이 약해진 틈을 타서 팔짝 튀어 오르더니 빙야 위로 몸을 날렸다. 미끄러지면서 그 위에 착지한 그는 고리를 손목에 감은, 양날이 뾰족한 피켈로 빙판을 찍어 몸을 고정시키려 하였으나 날카로운 날임에도 전혀 먹혀들지 않았다. 그는 손.. 2022. 12. 19.
당신은 달빛 속에 피어나는 꽃 (별의 눈물(제28회)) 어느 별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 #73. 들판 / 오후, 해질녘, 밤 어딘가 넓게 펼쳐진 들판. 나른한 햇빛이 가득하다. 다소 환상적인 분위기. 가끔씩 불어오는 산들바람. 드문드문 길쭉한 마른 억새풀이 사각거린다. 파란 풀들과 들꽃들이 바람의 흐름에 따라 출렁인다. 들판을 가로질러 가볍게 뛰어가는 해조를 뒤쫓는 제리의 모습이 롱숏으로 보인다. 두 사람 모습이 천천히 클로즈업 된다. 해조를 따라잡은 제리가 숨을 고르며 그녀의 손을 잡는다. 제리 헉헉.. 아니 어찌도 그리 빨라? 마치 미끄러지듯 가네.. 해조 (장난기) 요즘 일 때문에 제리님이 많이 지치셨나 보다.. 제리 하하.. 그건 절대 아닌데.. 근데 말이야, 여기가 꼭 무드 오르간으로 경험했던 그 들판 같아! 해조 시뮬라크르는 현실의 복제물이라 했으니.. 2022. 12. 18.